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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의 허니문은 달콤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점점 마음의 문을 열었다. 윤 감독의 리더십을 받아들였다. 윤 감독은 파격적인 제안도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럽하우스 밖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마음이 편해야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 윤 감독의 배려였다. 이 모든 변화는 결국 좋은 성적을 위한 필수 선택이었다.
K-리그 클래식의 문이 열리고 두 경기가 펼쳐졌다. 부산은 1무1패(승점 1)를 기록, 성남을 비롯해 강원, 대구와 함께 공동 9위에 랭크돼 있다. 3일 개막전에선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수적 우세에다 2-0으로 앞섰지만, 결국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2대2로 비겼다. 10일 경남전(0대1 패)은 실망, 그 자체였다. 승리를 향한 투지와 의지가 실종된 듯 보였다. 약속된 미드필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도 우왕좌왕했다. 습관도 무서웠다. 수비시 중원 자원들이 너무 수비 쪽으로 내려서면서 최전방 공격수와의 간극이 벌어졌다. 윤성효표 '단디축구'의 핵심인 빠른 공수전환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할 때다. 부산의 주전선수들은 젊은 피로 구성돼 있다. 박종우 이범영 유지노 이경렬 임상협 이종원 등은 1988~1989년생이다. 아직 한창 발전해야 할 단계에 서 있는 선수들이다. 팀에서 주전으로 뛴다고 '최고'가 아니다. K-리그 클래식에선 무명에 가깝다. 물론 지난시즌 가치를 끌어올려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도 있다. 스타덤에 오른 선수들도 소수다. 그러나 이런 선수들조차도 '최고'라 말할 수 없다. 스타 플레이어라면 좀 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 팀에 대한 헌신이 강조된다. 결국 선수 가치를 인정받는 무대는 K-리그요, 부산이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부산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단디축구'는 부산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 이름답게 부산 선수들은 '단디(똑바로)'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