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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박주영, 살 길 없나?

기사입력 2013-03-05 15:33 | 최종수정 2013-03-06 08:20

박주영
◇셀타비고와 A대표팀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박주영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이던 지난해 8월 9일 카디프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 훈련에 나선 박주영. 카디프(영국)=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박주영(28·셀타비고)이 처한 상황이다.

새롭게 셀타비고 지휘봉을 잡은 아벨 레시노 감독은 박주영을 외면하고 있다. 파코 에레라 감독 체제에서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으나, 기존 공격진에 무게를 싣는 쪽을 택하고 있다. 박주영은 레시노 감독의 셀타비고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5일(한국시각) 그라나다전에 이어 5일 세비야전까지 두 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라나다전 결장은 수비수 부상이라는 돌발변수가 나오면서 교체카드를 소진했던 탓이 컸다. 하지만 추격이 가능했던 세비야전에서 레시노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박주영이 아니었다. 레시노 감독의 지향점을 읽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의 결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A대표팀에서의 입지 때문이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 소집명단에서 박주영을 제외했다. 지난해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수 차례 박주영을 불렀으나, 엇박자를 냈던 게 제외의 이유로 꼽힌다. 아스널에 이어 셀타비고에서도 입지를 좀처럼 넓히지 못하면서 떨어진 경기 감각도 한 몫을 했다. 손흥민(21·함부르크) 이근호(28·상주)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 등 최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기용해도 박주영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현 상황과 분위기라면 박주영이 오는 6월에 있을 최종예선 3연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A대표팀이 본선행에 성공하더라도 박주영이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아스널 복귀라는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박주영이 지난해 셀타비고와 한 계약은 1년 임대였다. 올 시즌이 끝나면 아스널로 복귀해야 한다. 흔히 임대 선수에게 붙는 '임대 후 완전이적' 조건이 없다. 셀타비고가 박주영을 붙잡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박주영 입장에선 좋든 싫든 계약이 남아 있는 원소속팀인 아스널로 돌아가야 한다. 박주영이 떠난 뒤 아스널의 경쟁 환경은 더욱 험난해졌다. 아스널의 '스페셜 원'이었던 로빈 판페르시가 맨유로 이적했으나, 루카스 포돌스키(독일) 산티아고 카솔라(스페인)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빈자리를 메웠다. 팀 부진과 맞물려 아르센 벵거 감독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박주영이 돌아가도 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박주영이라고 해도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본선에 합류하기는 쉽지 않다.

돌파구는 한 가지다. 제대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셀타비고와 아스널 모두 답을 찾기 힘들다면 '이적'이 돌파구가 될 수밖에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만큼, 운신의 폭은 넓어졌다. 두 시즌간 출전 기회를 부여 받지 못하면서 가치가 다소 하락하기는 했으나, 풍부한 경험을 갖춘 박주영은 여전히 매력적인 공격수다. K-리그 복귀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유럽 무대에서의 도전을 원하는 박주영이 수긍할 지는 미지수다. 박주영 측 관계자는 "당장은 올 시즌을 잘 마치는게 우선"이라면서도 "아스널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움직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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