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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전 관전포인트, '유럽파-하모니-무주공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2-05 16:42 | 최종수정 2013-02-06 08:27


2월 3일 A대표팀이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박주영과 기성용을 제외한 21명의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펼쳤다. 전날 경기를 치른 유럽파 선수들(이청용 손흥민 김보경 구자철 지동원)은 회복 훈련을, 이동국 곽태휘 등 기존 선수들은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비샴(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루카 모드리치는 세계적인 플레이메이커다.

넓은 시야와 자로 잰 듯한 패싱력, 뛰어난 개인기에 창의력까지 갖췄다. 올시즌 3600만파운드(약 630억원)의 이적료에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겼다. 마리오 만주키치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주포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날개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다. 잉글랜드 에버턴 돌풍의 주역인 니키차 옐라비치와 지칠 줄 모르는 다리오 스르나(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 개인기가 좋은 이반 라키티치(스페인 세비야) 등도 눈에 띈다.

계사년 첫 A매치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크로아티아(한국 34위)다. 최강희호가 6일 오후 11시 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레이브 코티지에서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크로아티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A조에서 벨기에(승점 10·골득실 +7)에 이어 2위(승점 10·골득실 +4)에 포진해 있다.

모처럼 호적수를 만났다. 맞불이다. 최강희 감독은 2011년 12월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 사상 최다인 유럽파 7명을 소집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우즈베키스탄(승점 8·2승2무1패)에 이어 2위(승점 7·2승1무1패)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다음달 최종예선이 재개된다.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선두 탈환은 최대 현안이다. 크로아티아전은 전력 재점검의 마지막 기회다.

유럽파 중심 시대

최강희호에서 유럽파는 변방이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외하고 부상과 개인적인 문제 등으로 겉돌았다. 최강희호에서 터진 19골 중 유럽파가 기록한 골은 없다. 지난해 6월 김보경(카디프시티)이 레바논전에서 2골을 터트렸지만 일본 세레소 오사카 시절의 득점이었다.

변방에서 다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성용 박주영(셀타 비고) 이청용(볼턴)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함부르크) 김보경 등이 소속팀에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최 감독도 이번 평가전에서 유럽파를 중점적으로 체크할 계획이다.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는 이청용은 완벽한 부활을 노린다. 그는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 15개월 만에 돌아왔다. 10월 4차전 이란과의 경기 때도 소집됐다. 그러나 예전의 이청용이 아니었다. 활약이 미비했다. 2경기에서 76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깔딱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는 함부르크의 구세주지만 A대표팀에서 미완의 대기다. 구자철 지동원 김보경 등도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 가지 걱정은 있다. 기성용이다. 소속팀의 살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지쳐 쓰러졌다. 3일과 4일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기성용이 피곤해하더라. 발목도 조금 안좋다. 무리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결장 가능성도 있다.

이동국-박주영, 이번에는 통할까

최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 이동국-박주영, 투톱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둘이 함께 선발로 뛴 것은 지난해 2월 29일 최 감독의 첫 시험대인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2대0 승)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둘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물과 기름같은 관계였다.

최 감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최종예선 남은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린다. 적어도 홈경기는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한국 공격의 두 축이다. 이동국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활동반경이 좁은 대신 골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매특허인 발리슛은 지존이다. 박주영은 폭넓은 움직임을 자랑한다. 빈공간 침투로 활로를 개척한다. 결정력과 슈팅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최상의 조합이다.

최 감독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함께 중용해 탈출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비라인은 여전히 고민 중, 해결책은

윤석영이 전남에서 QPR(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합류가 불발됐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다. 중앙수비 자원은 6명, 윙백은 3명 뿐이다. 경기 중 변수가 생길 경우 돌려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비라인은 변화의 연속이었다. 여전히 '붙박이 주전'이 없는 무주공산이다. 중앙수비에서는 곽태휘(알샤밥) 이정수(알사드) 정인환(전북) 등이 경합하고 있다. 좌우측 윙백의 최재수(수원) 신광훈(포항) 최철순(상주) 등은 테스트를 받는 무대다.

가치는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크로아티아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1대1 능력에서는 뒤질 수 있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대비해야 한다. 경쟁력을 갖춰야 최 감독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전, 태극전사들에게는 전환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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