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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웨인라이트 국장은 "유럽 30개국 425명의 심판과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각국 50여명이 이미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부조작은 싱가포르에 근거를 둔 범죄조직이 주도했다고 한다. 이 조직은 800만유로(약 118억원)의 불법이득을 챙겼고, 선수와 심판 매수로 200만유로(약 3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1만3000여 건의 이메일 문서를 확보하고 80개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유로폴은 구체적인 선수와 구단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다.
승부조작은 잠잠해지면 터지는 스캔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상 최대인 점에서 국제 축구계가 경악하고 있다.
그럼 이미 홍역을 치른 한국 축구는 어떨까. 유로폴이 "나머지 300경기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발생했다"고 한 발표가 찜찜하다. 한국은 2008년 K3(3부 리그)와 실업축구에 이어 2011년 K-리그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축구가 연루돼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승부조작은 방심하는 순간 몰아닥칠 수 있다. 챌린저스 등 하부리그 경기의 경우 최근까지도 심심찮게 불법 베팅 사이트가 고용한 중계요원을 볼 수 있었다. 축구협회가 적발에 나서고 있지만 처벌할 근거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불법 베팅은 승부조작의 시발점이다. 승부조작과 관련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랄프 무슈케 국제축구연맹(FIFA) 안전국장은 "FIFA 등 전 세계 축구계가 승부조작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사법당국 등 외부의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며 "축구인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 FIFA 윤리규정을 바탕으로 영구제명 등의 제재를 받지만 축구계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법적 처벌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