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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11년 만의 전성기, 올해도 이어간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2-05 08:59 | 최종수정 2013-02-05 09:17


◇올 시즌 박성호의 목표는 2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 작성이다. 지난해 10월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경남FC와의 FA컵 결승전에서 박성호가 연장 후반 팀 우승을 결정 짓는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포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축구팬들 사이에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박성호(31)는 '박니'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네달란드 출신 공격수이자 맨유 시절 박지성의 멘토 역할을 했던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빗댄 별명이다. 냉소였다. 1m87의 건장한 체격에 축구명문 부평고를 졸업한 2001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뒤 2011년까지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문전에서 번번이 찬스를 놓치면서 고개를 숙일 때마다 관중석에서 '박니'를 부르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2012년 전반기만 해도 '박니'라는 별명은 조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포항은 그해 대전 시티즌에서 뛰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유망주 두 명에 현금까지 얹는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박성호는 전반기 17경기에서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후반기는 달랐다. 22경기서 9골8도움을 작성했다. 경기당 평균 1개에 육박하는 공격포인트로 포항의 대반격을 이끌었다. 그때부터 '박니'는 승리의 보증수표가 됐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흔들던 박성호는 마지막에 비로소 웃었다. "내 11년 프로인생에 주연이 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연장전에서 골을 넣고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될 줄 몰랐는데, 막연했던 꿈이 이뤄졌다. 시즌이 끝나는게 아쉬울 정도였다." 자신에 대한 채찍질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기에 내게 온 찬스만 제대로 살렸어도 공격포인트 20개는 너끈했을 것이다. 그래서 100% 만족을 못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세르비아 명문 FK파르티잔전에 이어 폴란드 1부리그 포곤전까지 2경기서 3골을 넣는 고감도 골감각을 뽐냈다.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떠난데다 모기업 재정난에 연일 구단 살림살이가 힘들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지난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박성호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박성호는 외부의 우려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우리가 외국인 선수 덕을 많이 본 팀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들리는 부분에 자칫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선수단이 지난해보다 결속된 것 같다"는 느낌을 전했다. 올 시즌 목표는 2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로 잡았다. 시즌 전 골잡이들이 내놓는 상투적인 목표가 아니다. "사실 지난해 창피했다. 포항 같이 2선 지원이 좋은 팀에서 (공격수가) 20개 이상 공격포인트를 하지 못한 것은 말이 안된다. 올해는 적어도 2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는 해보고 싶다."

마지막 꿈은 태극마크를 손에 쥐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7월에 동아시아선수권도 있고, 여러 차례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내 실력을 증명해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축구인생 최고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가 이동국(34) 김신욱(25) 같은 기라성 같은 공격수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더욱 노력해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언젠가 기회는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1년 간 무명이었던 박성호는 제2의 출발선상에 섰다. 그는 또 한 명의 늦깎이 스타로 발돋움 하기 위해 안탈리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안탈리아(터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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