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강희호 어제밤이야기]A대표팀은 수다 중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2-05 15:13


최강희호가 4일 영국 말로우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말로우(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유럽파들이 속속 복귀한 최강희호는 차분하면서도 긴장된 분위기속에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현재 최강희호가 묵으면서 훈련을 하고 있는 말로우 지역은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서울로 치면 파주 NFC와 비슷한 위치인데요. 런던에서 기차를 한 번 갈아타고서야 갈 수 있는 조그마한 마을입니다. 최강희호의 숙소는 마을 중심가에서도 걸어서 20분 정도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훈련 외에는 할 일이 없답니다. 최강희호 선수들은 무료한 곳에서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요. 최강희호 어젯밤 이야기. 오늘은 선수들의 여가 활용법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최강희호는 수다쟁이

어디를 가나 이야기꽃입니다. 선수들은 짬이 날 때마다 서로 모여 수다를 풀기에 바쁘답니다. 토크 배틀이 벌어지는 시간은 역시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보통 같으면 빨리 밥을 먹고 자리를 뜨지만 A대표팀 선수들은 다릅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도 선수들은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선수들의 수다에 최강희 감독도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요. 보통 식사 시간에는 코칭스태프들이 가장 늦게까지 앉아있습니다. 전술 회의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죠. 그러나 선수들의 이야기가 끝날 줄 모르자 최 감독은 "말도 많은 녀석들"이라며 먼저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도 그럴 것이 최강희호에는 일본과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한꺼번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죠. 또 11명의 국내파들 가운데서도 2명은 사회와 격리되어 있는 상주 선수들이니 A대표팀은 이산가족 상봉의 장소나 다름없습니다. 여기에 파주 NFC 조리장들이 날아와 만들어주는 맛있는 한식은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양분입니다.


최강희호가 4일 영국 말로우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말로우(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낯가림 심한 박주영 입열게 만든 이는

박주영은 안과 밖이 다릅니다. A대표팀 내부에서는 언제나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농담도 잘하고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칩니다. 하지만 밖에만 나가면 침묵 모드입니다. 특히 외부인들에게는 더욱 까칠한데요. 최강희호 합류 후 첫 훈련이었던 4일에도 박주영은 귀마개를 하고 넥워머를 입까지 올리고 나타났더라고요. 아무것도 듣지않고 말하지도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이런 박주영의 입을 열게 만든 이가 있었습니다. 선수단의 훈련이 열리고 있는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까지 찾아온 한 팬이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젊은 여성팬은 칼바람 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을 미소로 지켜봤습니다.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은 영국에 살고 있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에게 반해 팬이 됐다는 정도 뿐입니다. 최강희호의 훈련이 끝나자 이 팬은 박주영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버스로 향하는 내내 박주영 옆에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버스 타기 직전에는 함께 셀카도 찍었는데요. 여성팬이 셀카 찍는데 서툰 모습을 보이자 박주영은 핸드폰을 직접 들고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친절'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역시 따뜻한 팬심은 철옹성같은 박주영의 낯가림도 녹이나 봅니다.


최강희호가 4일 영국 말로우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말로우(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신홍기 박충균 코치님, 추운 날씨에 몸은 괜찮으세요

A대표팀의 신홍기 박충균 코치가 미니게임에 참가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날 대표팀은 23명 가운데 기성용 황석호 김신욱이 나오지 않아 20명만 훈련했습니다. 기성용은 지쳐있고 황석호와 김신욱은 각각 근육통과 찰과상을 호소해 열외됐습니다. 미니게임을 진행하려면 2명이 더 필요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신 코치와 박 코치가 들어갔는데요. 실력이 예상보다 좋아 다들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둘 다 측면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맹활약을 펼쳤네요. 한창 현역인 선수들과 대결해서도 밀리지 않고 템포를 따라가더군요. 그런데요. 코치님들. 미니 게임 끝나도 선수들보다도 물을 많이 마시면서 힘들어하던데요. 괜히 추운 날씨에 무리하신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말로우(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