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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영"2007년에 처음 만난 파비우 대~박이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2-04 09:28


◇윤석영과 파비우는 구면이다. 박경훈 감독이 이끌던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뛰던 2007년 4개국 친선대회 개막전에서 마주쳤었다. 왼쪽풀백으로 나선 파비우는 이날 선제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그 후 6년만에 윤석영과 파비우는 퀸즈파크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파비우는 요즘 오른쪽 보더라고요"

'11번째 프리미어리거' 윤석영(23·퀸즈파크레인저스, 이하 QPR)이 한솥밥을 먹게 된 파비우 다 실바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1990년생인 윤석영은 파비우과 동갑내기에 구면이다. 광양제철고 2학년 때인 2007년 4개국 친선축구 당시의 첫만남, 첫인상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17세 청소년 대표때 한국 4개국 친선대회가 열렸는데 그때 처음 봤어요. 저랑 같은 또래잖아요. 당시 파비우가 왼쪽 풀백이었고 주장 완장을 찼었어요. 오른쪽 풀백에 쌍둥이동생 하파엘이 섰는데 그때 당시엔 파비우보다 별로였어요"라며 6년전 만남을 떠올렸다. 윤석영이 기억하는 17세 파비우는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왼쪽백에서 진짜 잘하더라고요. 브라질과 첫경기를 했는데 0대2로 졌어요. 왼쪽풀백 선수가 치고 올라와서 선제골을 넣는데 정말 대단했어요. 그때 브라질이 우승했거든요."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의 만남은 불발됐다. 동생 하파엘만 출전했다.

당시 박경훈 감독이 이끌던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윤석영은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다. 김민우가 왼쪽 풀백, 임종은 오재석 등이 중앙수비로 뛰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공격수로 뛰었던 윤석영은 청소년 대표를 하면서 수비수로 보직 전환했다. '왼발잡이' 오른쪽 수비수였던 탓에 오른발 킥 훈련을 죽어라 했던 시기다. '양발잡이' 윤석영은 그렇게 부단한 연습끝에 만들어졌다.

지난 주말 QPR과 노르위치시티전을 빼놓지 않고 지켜봤다. 제3자로서 즐기듯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봤던 때와는 달랐다. 팀의 일원으로서 경기를 지켜보는 기분이 "묘하다"고 표현했다. 주전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연히 좌우 풀백 포지션 경쟁자인 트라오레와 파비우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왼쪽 오른쪽이 모두 가능한 파비우는 "계속 오른쪽만 봤으면 좋겠다"며 장난 섞인 소망을 밝혔다. 윤석영의 경쟁력은 빠른 발을 이용한 오버래핑과 강력한 왼발킥이다. 장흥초 6학년때 남자육상 800m 전남 최고기록보유자였다. 여전히 100m를 12초에 주파한다. 올림픽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프리킥 전문키커로 활약했다. "과감하게 공격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할 거같다. 수비도 단단하게 하면서, 오버래핑하면서 많이 뛰고…." 우려하는 강등 시나리오는 윤석영의 머릿속에 없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수비수로서 피지컬을 끌어올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체강화를 위한 스쿼트 훈련에서 110㎏을 거뜬히 들어올린다. 취업비자 발급을 위해 한국에 머무는 며칠 동안도 훈련을 쉬지 않고 있다. 저녁마다 의정부 인근 풋살연습장에서 3시간씩 땀을 쏟는다.

윤석영에게 런던은 약속의 땅이다. 첫번째 런던은 '여행'이었다. '절친' 오재석와 함께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스타디움 앞에서 각오를 다졌다. 전남유스 후배 지동원의 선덜랜드를 찾아 유럽행의 꿈도 키웠다. 두번째 런던은 '올림픽'이었다. 유소년기를 함께보낸 형제같은 동료들과 기적같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번째 런던은 '이적'이다.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마침내 내딛게 됐다. "런던은 저랑 계속 우연찮게 잘 맞네요. 영국스타일인가? 영국에 놀러오고, 영국에서 올림픽도 하고, 영국팀에 오게 됐고… 특별한가 봐요. 하하."

윤석영은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직후인 5일 꿈의 런던을 향해 출발한다. 10일 스완지시티전, 24일 맨유전이 예정돼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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