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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도자 목소리 낸다, '300인 원탁 토론' 열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1-26 16:56



대한축구협회의 연간 예산은 약 1000억원, 그러나 현실은 서글프다. 기득권층을 제외하고 피부로 느끼는 축구인은 많지 않다. 한국 축구의 근간인 풀뿌리 축구는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현장 지도자들이 드디어 목소리를 낸다. 초·중·고·대학·K-리그의 일부 감독들로 구성된 한국축구사회가 30일 출범한다. 지도자들이 단체를 결성하는 것은 2008년 12월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가 해체된 이후 4년 만이다.

시기가 미묘하다. 축구협회장 선거가 내년 1월 열린다.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인 목적에 의해 구성됐다 이후 해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정치색은 철저하게 배제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한국축구사회 운영 대행사의 이기철 S&B 컴퍼니 대표는 "오래전부터 지도자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한국축구사회는 순수한 지도자 모임"이라며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오히려 더 정치적이다. 향후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보면 오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왜 지금이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아닌 축구협회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결성되면 더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지도자들의 모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첫 단추로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축구지도자 300인 원탁 토론'이 열린다. 30개 테이블에서 10명씩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30명의 진행자가 각 테이블에 배치된다. 지도자와 축구협회, 산하연맹, 시도협회 관계자 등이 뒤엉켜 토론을 벌인 후 최종 결론을 도출해 낼 계획이다. 참가자 전원이 테이블별로 토론하고 투표하는 체육계 최초의 대규모 원탁토론이란 것이 한국축구사회의 설명이다.

토론에 앞서 전문기관인 코리아스픽스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52명이 참가한 조사 보고서가 26일 공개됐다.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로는 유소년 축구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22%인 101명이 지적했다. 지도자들은 "성적과 대표팀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이기기 위한 축구만 하게 된다"며 아쉬워했다. 축구협회의 무능(69명·15%), 운동과 학업 병행 지침의 비현실성(63명·14%), 학교의 재정적 지원 부족(52명·12%·52명) 등도 문제라고 인식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는 유소년 육성 제도 확립(108명·24%), 연맹 등을 통한 학원축구 제도 재정립(56명·12%), 지도자의 처우 개선(53명·12%) 등을 꼽았다.

지도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97명·21%)과 비현실적인 처우(90명·20%)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은 '축구지도자 300인 원탁 토론'의 사전조사를 위해 12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됐다. 보고서는 토론회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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