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FC서울 최용수감독과 선수들이 25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도 1대0으로 승리한 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말을 타고 등장해 서포터스들과 환호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1.25/
2년 전이었다.
FC서울은 2010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제주를 꺾고 우승 환희에 젖었다. 2000년에 이어 10년 만의 정상 탈환이었다. 성적 뿐이 아니었다. 흥행에서도 신화를 썼다. K-리그 사상 첫 50만 관중 돌파을 돌파했다. K-리그의 뉴아이콘이었다.
그러나 대미를 장식하는 K-리그 시상식에서 정작 챔피언은 없었다. 베스트 11에서 4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시상식의 꽃인 MVP(최우수선수)는 준우승팀 제주의 몫이었다. 감독상도 제주에 돌아갔다. 김은중과 박경훈 감독이 영예를 차지했다. 더 아픈 것은 이변의 희생양으로 영원히 역사에 남았다. 1983년 K-리그가 세상에 나온 이후 준우승팀에서 MVP와 감독상을 독식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사실 넬로 빙가다 감독이 떠난 만큼 감독상은 꿈도 안 꿨다. 아디가 MVP를 놓친 데 대해 다시 한번 험준한 벽과 한계를 느꼈다. 구단별로 MVP 후보는 단 한 명만 추천할 수 있다. 서울은 모험을 했다. 데얀도, 정조국도 아닌 아디를 선택했다. 공격수는 화려하다. 반면 수비수는 팀에 헌신하는 데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특히 국내 스포츠무대는 외국인보다는 토종을 더 선호하는 풍토가 있다. 시즌내내 도전이 반복되는 험난한 여정에서 아디를 내세운 것도 색다른 도전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2012년 서울이 다시 K-리그를 삼켰다. 상암벌에는 2년 만에 '챔피언 찬가'가 울려퍼졌다. 21일 제주전(1대0 승)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서울은 25일 전북전(1대0 승) 후 우승 시상식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지막 결전의 무대가 남았다. 프로축구연맹이 12월 3일 열리는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의 부문별 후보를 26일 발표했다. 연맹 후보선정위원회에서 라운드 MVP와 베스트11 횟수, 선수평점, 개인기록 등을 토대로 선정했다.
서울은 이견없이 MVP와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데얀과 최용수 감독이다. 데얀은 이동국(전북) 곽태휘(울산)와 최고의 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최 감독은 FA컵 우승을 차지한 황선홍 포항 감독, 아시아 정상에 오른 김호곤 울산 감독, 18경기 무패 행진을 이끈 김봉길 인천 감독과 최후의 승부를 펼친다.
2012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FC서울 최용수감독과 선수들이 25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도 1대0으로 승리한 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데얀과 몰리나가 말춤을 추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1.25/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 아무리 외국인 선수지만 데얀은 올시즌 K-리그의 골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마의 30골'을 돌파, 김도훈(성남 코치·28골)이 보유한 K-리그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지난 5월에는 최단기간인 173경기 만에 100호골을 통과했다. 기존 김도훈의 220경기 기록을 무려 47경기나 앞당겼다.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가 보유한 외국인 최다골도 달성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현재 121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도 이미 갈아치웠다. 2003년 27골을 터트린 마그노(당시 전북), 도도(당시 울산)를 넘어섰다. 외국인 선수가 MVP가 되면 2004년 수원 나드손(브라질), 2007년 포항 따바레즈(브라질)에 세 번째다. 데얀은 "욕심은 나지만 기대를 하기는 쉽지 않다. K-리그는 좋은 선수들과 MVP를 수상할 자격있는 선수 많다. 또 항상 외국인 선수의 경우 MVP에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 수상자도 모두 서울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141골)을 경신하고 있지만 팀이 역전 우승에 실패했다. 곽태휘(울산)는 팀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이끌었지만 K-리그 시상식인점에서 한계가 있다.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감독으로 첫 해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 감독도 적수가 없어 보인다. 선수 장악력과 용병술, 주목도에서 그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생애 단 한 번의 기회를 갖는 신인선수상 후보에는 이명주(포항) 박선용(전남) 이한샘(광주)이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일레븐은 포지션별로 후보도 가려졌다. 골키퍼 부문에는 김용대(서울) 최은성(전북) 김영광(울산) 김병지(경남)가 후보에 올랐다. 수비수에는 아디(서울) 박원재(전북) 홍철(성남) 윤석영(전남, 이상 왼쪽) 임유환(전북) 김광석(포항) 곽희주(수원) 곽태휘(울산) 정인환(인천) 알렉산드로(대전, 이상 중앙) 고요한(서울) 신광훈(포항) 오범석(수원) 김창수(부산, 이상 오른쪽)가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에는 몰리나(서울) 이명주(포항) 자일(제주) 지쿠(강원, 이상 왼쪽), 하대성(서울) 황진성(포항) 에스티벤(울산) 산토스(제주) 까이끼(경남) 김남일(인천, 이상 중앙), 에닝요(전북) 이근호(울산) 한지호(부산) 이승기(광주, 이상 오른쪽)가 후보에 뽑혔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는 좌, 우측 자리를 각각 1명씩, 중앙을 각각 2명씩 선정한다. 공격수 부문은 데얀 이동국 라돈치치(수원) 김신욱(울산) 이진호(대구) 케빈(28, 대전)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수상자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며, 수상의 영예는 12월 3일 오후 2시 5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 현장에서 가려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