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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갈렸다. 자존심을 건 마지막 전쟁만 남았다.
두 팀 모두 우승 경쟁은 이미 머릿속에서 지웠다. 맞대결은 색다른 전장이다.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더 특별하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에 K-리그를 제패한 서울은 전북전이 축제의 장이다. 경기 후 우승 시상식과 함께 챔피언 세리머니가 벌어진다. 형형색색의 종이가루가 상암벌을 수놓을 예정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특별한 우승 세리머니를 예고했다. 전북이 찬물을 끼얹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최 감독은 "우리는 프로다. 선수들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은 전북을 넘으면 2003년 성남이 세운 K-리그 통산 최다 승점인 91점을 넘어서게 된다. 당시 정규리그는 단일리그로 팀당 44경기(3라운드)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 없이 우승팀을 가렸다. 올해 환경이 똑같아졌다. 포스트시즌이 사라졌다. 팀당 경기 수가 44경기다. 최 감독은 "몇 점의 승점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기록에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칫 현혹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무리까지 일관성있게 흐트러지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흥미롭다. 종착역을 앞두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한 시즌 최다골을 달성한 데얀(서울)이 30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위 이동국(전북)이 무서운 기세로 쫓고 있다. 그는 21일 울산전(3대3 무)에서 2골을 터트려 26호골을 기록했다. 둘의 골차는 4골에 불과하다. 올시즌 골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데얀은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지난해 득점왕인 그는 이동국을 추격을 뿌리친다며 또 다른 무늬의 역사를 연다. K-리그 사상 첫 2년 연속 득점왕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이동국은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에 도전하는 것이 프로선수가 해야할 일"이라며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데얀은 올시즌 전북전에서 침묵했고, 이동국은 3월 25일과 지난달 27일 각각 한 골씩을 터트렸다.
상암벌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