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베컴(37·LA갤럭시)이 미국을 떠나기로 결정하며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컴은 20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LA갤럭시에서 뛰면서 매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축구 인생을 끝내기 전에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다"며 미국무대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베컴의 고별전은 메이저리그사커(MLS)컵 결승전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번 결정으로 MLS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MLS의 미래를 위해 계속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베컴은 2006~2007시즌이 진행되던 중 전격적으로 미국행을 택했다. '세계 축구의 아이콘'이라 불리던 베컴이 '축구의 불모지' 미국행을 택하며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베컴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시즌동안 3차례 서부 정규리그 우승 및 플레이오프 우승, 한 차례 MLS컵 우승을 이뤘다. 특히 2011시즌에는 MLS 올해의 부활상과 베스트11 및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으로 '깜짝' 임대를 택하며 변치않은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베컴의 이적으로 MLS는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티에리 앙리, 로비 킨, 팀 케이힐 등 빅리그에서 뛰던 스타선수들이 미국에 모였다. 베컴은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한 기량과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지닌 대어급 선수다. 당연히 군침을 흘리는 곳도 많다. 일단 호주축구협회가 베컴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호주 A-리그는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와 에밀 헤스키 등이 이적하며 새롭게 각광을 받는 리그다. 호주축구협회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베컴을 영입해 호주축구계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베컴 측 대리인은 호주 무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호주 진출설을 부인했다.
21일 영국 일간지 더선은 베컴의 유력한 행선지로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리츠(UAE)로 꼽았다. 중국 C-리그는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이상 상하이 선화) 등의 이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 UAE는 막강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급성장하고 있는 리그다. 언급한 3개의 리그는 돈이라면 전세계 어느 클럽과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 불모지에서 다시 한번 축구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베컴이 서유럽무대 복귀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파리생제르맹(PSG)가 유력한 후보다. 최근 카를로 안첼로티 PSG 감독이 "베컴에게 오퍼한 적은 없다. 그의 행운을 빌겠다"며 영입설을 부인했지만, PSG는 베컴의 상품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베컴과 AC밀란에서 함께 했으며, 베컴은 프랑스리그에 대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고국' 잉글랜드도 베컴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햄은 베컴의 영입을 통해 런던올림픽주경기장 사용권을 따내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햄의 공동 회장 데이비드 골드는 "베컴은 동런던 출신이며, 런던 올림픽 유치 당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