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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쿼드 구축' 박항서 감독의 미소와 아쉬움 사이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1-21 10:41


상주 박항서 감독. 스포츠조선DB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은 올 여름부터 노트를 한 권 만들었다.

12월에 새로 입대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과 관련된 경기 출전 노트였다. K-리그에서 뛰는 85년생 이하 주요 선수들의 기록을 빼곡히 적었다. 선발 출전 여부부터 공격 포인트, 포지션별 활약도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노트 한권에 담았다.

그 결과가 세상에 나왔다. 국방부는 서류 선발과 실기 시험을 토대로 14명의 신병 합격자 명단을 20일 발표했다. 대표팀 공격수 이근호(울산)를 비롯해 하태균(수원) 김진규(서울) 이 호 이재성(울산) 등 국가대표 출신들이 즐비하다. 내년 시즌 2부리그에서 뛰게 될 상주 상무를 보고 벌써 '레알 상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멤버가 화려하다.

박 감독도 선발 결과에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2012년에 가장 큰 문제가 공격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근호 하태균 김동찬(전북) 이상호(수원) 등 능력있는 공격수들이 있어 고민이 해결됐다"고 밝혔다. 최전방 공격수 하태균을 중심으로 이근호 이상호 김동찬 등이 측면과 섀도 공격을 책임진다. 외국인 공격수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도 K-리그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전력이다. 오히려 다른 팀들이 부러워 할 정도의 공격진이다.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선발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박 감독은 "더블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크지 않은 것이 큰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부활의 가능성을 보인 백지훈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상호 이승현 김동찬 등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칠 수 있다. 2012년 호흡을 맞췄던 중앙 미드필더 하성민-김재성 조합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호가 김재성과 허리를 구성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하성민과 정 훈이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진은 국가대표급이다. 피지컬과 힘이 좋은 김진규 김형일이 중앙 수비를 구성하고 방대종과 이재성이 백업을 구성한다. 최철순 고재성(경남)이 나설 좌우 풀백도 투지와 스피드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의 시선은 이미 2013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만족할만한 선수 구성에도 아쉬움도 컸다. 올해부터 선수 선발 인원이 줄어들어 우수한 자원이 많았음에도 모두 선발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박 감독은 "정말 뽑고 싶은 선수들이 많았다. 선발 인원만 많았어도 모두 뽑았을 것"이라면서 "이용래가 부상으로 제외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또 상무 입대에 실패한 축구계 후배들이 '막군(일반 군부대)'에 들어가 2년간 축구와 담을 쌓는 것을 보는 것도 안타깝다.

한편, 상주의 기존 선수단은 12월부터 전지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준비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선수단과 달리 구단은 행정 업무에 분주하다. 상주는 2013년 2부리그 출전을 위해 11월 말까지 독립 법인화를 마무리한 뒤, 12월까지 연고지 계약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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