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에너자이저' 박진포(25)의 눈가는 빨개져 있었다.
박진포는 "일단 경기를 져서 선수 개개인마다 자책감이 많다. 팬들도 응원을 해주시느라 저희에게 쓴소리도 하고 안좋은 얘기도 해주시는 걸 안다. 힘든 상황에서 그런 얘기 들으면 너무 힘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2경기동안 홈에서 승리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독이 된 것같다. '편하게 하자'는 얘기를 주고받지만 어린 선수들이라 그런지 컨트롤이 잘안된다"며 경기를 뛰는 선수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외국인선수들과의 융화 문제도 언급했다. "하반기 사샤와 에벨찡요가 떠난 시점부터 국내선수들과 외국인선수들이 안맞는 부분이 생겼다.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온 용병들이 개성이 강해서 컨트롤이 잘 안된다"고 털어놨다. 이날 경기 직후 에벨톤, 레이나 등 외국인 공격수들은 홈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박진포는 "보지 못했다. 사실이면 내가 혼내주겠다"며 웃었다.
뒤돌아서는 박진포의 눈가가 다시 촉촉해졌다. "자꾸 눈물이 날 것 같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지독히 안풀리는 시즌이다. 안풀려도 너무 안풀린다. 안풀리다보니 어디서부터 꼬여버렸는지도 알 수 없다.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부담감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선수도 팬들만큼 힘들다. 성남 선수들에게 유난히 가혹하고 추운 겨울이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