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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 8년만의 결승행, 비결은 희생정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1-15 10:00 | 최종수정 2012-11-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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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19세이하 청소년대표팀은 스타골잡이의 등용문이었다.

이동국(전북) 설기현(인천) 박주영(셀타 비고) 등이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이하 선수권대회때마다 득점왕과 우승트로피 모두 한국이 석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4년까지 얘기다. 그 후로 청소년대표 골잡이 계보가 무너지며 한국도 덩달아 아시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 티켓은 획득했지만 2004년 박주영의 원맨쇼로 우승컵을 거머쥔 이후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회 전 이광종 감독의 최대고민은 골결정력이었다. 확실한 한방을 터뜨려 줄 공격수가 없었다. 조별예선까지 이 감독의 우려는 계속됐다. 이라크, 태국,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한 이광종호는 3경기 동안 단 3골만을 터뜨리는 빈공을 보였다. 특히 중국전에서는 무려 16개의 슈팅을 퍼부엇지만 단 한골에 그쳤다. 문창진(포항)을 중심으로 한 김 현(전북) 김승준(군산제일고) 등은 1대1 능력은 좋았지만 마무리 순간 욕심을 부렸다. 이대로라면 '8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이 또 한번 좌절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 감독은 해법을 찾았다. '희생정신'이었다. 이 감독은 조별예선 후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위해 희생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무리한 1대1 돌파 보다는 쉬운 패스를, 골욕심보다는 더좋은 위치의 동료를 찾으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지시가 통했을까. 8강전부터 골이 터지기 시작했다. 12일 펼쳐진 만만치 않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한 끝에 4대1 대승을 거뒀다. 이란에 0대1로 무너진 A대표 형님들의 복수를 제대로 했다. 한번 골맛을 본 이광종호는 14일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마저 3대1로 제압했다. 상대가 수비벽을 두텁게 했지만, 리틀 태극전사들은 안정된 경기운영과 패스워크를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8강과 4강에서 7골이나 터뜨리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특히 골이 한 선수에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은 이광종호의 최대 강점이다.

결승전 상대는 조별예선 1차전에서 맞붙었던 이라크다. 당시 결과는 0대0으로 비겼지만 내용은 한국이 앞서는 경기였다.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대다. 8년만의 결승행에 진출한 이광종호의 최대 무기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서로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팀정신'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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