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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엔진' 레오나르도, 기대와 다른 활약에 전북 웃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1-08 11:28 | 최종수정 2012-11-08 11:32


전북 레오나르도(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전북 현대

전북(승점 76)은 K-리그 38라운드에서 승점 3을 추가하며 선두 서울(승점 81)과의 격차를 5점차로 좁혔다. 역전 우승의 꿈을 꾸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줄어든 점수차만이 전북의 희망을 부풀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믿을 구석이 있다. 최근 순도 높은 골을 터트리고 있는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의 활약이다.

K-리그 입성부터 그의 화려한 경력이 화제가 됐다. 그리스 명문팀 AEK 아테네에서 3년간 76경기에 나서 22골을 넣었다. 기록이 말해주듯 스피드와 돌파능력, 슈팅력 등 개인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전북은 현재보다는 2013년을 기대하고 그를 영입했다. 성장 가능성이 충분했다. 또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주길 바랐다.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전북의 두터운 공격진을 뚫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루이스의 빈 자리에서 서상민이 맹활약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을 기점으로 드로겟-서상민-에닝요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두터운 벽이었다.

한국 생활 및 팀 플레이 적응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흥실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후반 교체 출전으로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K-리그 감을 익히게 도와줬다. 아내와 딸이 새로운 환경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땅도 처음 밟았다. 2013년을 위한 준비였다.

그러나 기대(?)는 모두 어긋났다. 예상과 달리 그는 일찍 K-리그에 눈을 떴다. 게다가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윙어로 K-리그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울산전에서 1골-1도움으로 펄펄 날더니 서울, 부산전까지 잇따라 맹활약하며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 올랐다. 3경기 동안 2골-1도움의 맹활약. 현재까지 12경기에 출전해 5골-2도움으로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이끄는 신흥 엔진이 됐다.

에닝요, 파비우 피지컬 코치 등 '브라질 듀오'의 역할이 컸다. 도우미를 자처했다. 특히 파비우 코치는 그를 자식처럼 키우고(?) 있다. 레오나르도의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자주 초대했다. 함께 밥을 먹고 여가를 즐겼다. 이 대화 속에서 K-리그에 적응해법도 찾아냈다. 포지션이었다. 이흥실 감독은 서상민이 부상으로 시즌아웃 부상을 하자 드로겟을 중앙 미드필더로 돌리고 레오나르도를 왼쪽 윙어로 기용하기로 했다. 레오나르도에 최적화된 포지션이었다. 레오나르도-드로겟-에닝요로 이어지는 미드필드진은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제자리를 찾았다. 4일 열린 부산전은 새 조합의 힘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레오나르도는 빠른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해결사 이동국이 나섰다. 두 번째 골은 레오나르도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직접 해결했다. 드로겟이 찔러준 패스였다. 갈수록 스피드는 붙고 발놀림은 화려해지고 있다.

이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고 있다. 그는 "레오나르도가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특히 파비우 코치가 도움을 주면서 플레이만 집중할 수 있다"며 K-리그 연착륙을 반겼다.

2013년 활약을 예상했던 이 감독이지만 내심 기대를 하고 있을 것도 같다. 올시즌 전북의 역전 우승을 레오나르도가 이끌어주기를 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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