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사는 길', 네번째 화두를 던진다. '2부리그, 프로축구의 화수분'이 주제다.
길 싣는 순서
① 2부리그 왜 필요한가
② 해외사례와 성공요건은
③ 부천시의회에 바란다
한국 축구의 뿌리 역할을 해왔던 K-리그가 2013년 서른살을 맞아 도약을 꿈꾼다. 숙원 사업이던 2부리그가 첫 발을 내디딘다. 내년 3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2부리그 구성이 처음 논의된 것은 2010년.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부리그 구성을 위한 연구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2부리그 왜 필요한가
2부리그는 한국 축구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의 스포츠 산업은 수평적 구조를 유지해왔다. 승강제가 없기 때문에 팀의 권위를 중시하게 됐다. 전형적인 엘리트 스포츠 방식이다. 그간 우리의 축구시스템은 축구선진국인 유럽이 아닌 미국식 방식을 차용해왔다. 승강제는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2부리그는 승강제를 위한 필수장치인 셈이다.
2부리그 구성으로 한국 축구의 질적·양적 시스템을 견고히 할 수 있다. 존재감만으로도 축구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2부리그 운영은 1부리그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1부를 위협하는 2부리그팀들의 존재로 1부리그는 언제나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강등의 위협으로 인해 1부리그 내에 생존게임이 치열해진다. 스토리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연맹은 선수와 팬을 위해서라도 2부리그의 성공적인 정착을 희망한다. 선수들에게는 진로가 확대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몸 담을 구단이 확대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 축구 팬들도 다양한 콘텐츠를 맛볼 기회를 제공받는다. 국제화 흐름에도 따라야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승강제 실시를 권유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 K-리그와 2부리그의 자유로운 공생을 통한 발전을 위해 탄생한 것이 한국 프로축구 2부리그다.
2부리그 어디까지 왔나
2013년 2부리그는 8개팀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연맹은 지난달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 8차 이사회를 갖고 고양 HFC와 충주 험멜, 안양FC의 프로축구 2부리그 참가를 승인했다. 고양과 충주는 올시즌까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한 뒤 내년부터 프로무대에 참가한다. 안양은 10월 시의회의 창단안이 통과되면서 신생팀 창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의회의 예산안이 부결된 부천은 참가 승인이 유보됐다. 그러나 부천시의 창단 의지가 강한 만큼 연맹은 부천시의 2부리그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부천시가 6일 창단 관련 간담회를 갖고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부천시가 연내 창단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12월 4일에 예정돼 있던 2013년 드래프트 일정을 12월 10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고지 협상만을 남겨둔 상주 상무, 경찰청, 2부리그 참가를 위해 막바지 조율 작업을 하고 있는 내셔널리그의 울산현대 미포조선, K-리그 강등팀 1개 팀까지 총 8개 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2부리그 참가, 2013년이 기회인 이유
2부리그 구성을 놓고 '참가할 팀이 있겠냐'는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곳곳에서 창단 소식이 들렸다. 내셔널리그 팀들도 2부리그로 점프를 도모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이 이 팀들을 2부리그로 안내했다. 선수 구성 혜택이 가장 크다. 연맹은 신생팀에 신인 선수 15명의 우선 지명권을 주기로 했다. 1팀이면 15명, 2팀이면 10명씩이다. 5명과 자유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각 구단별 보호선수 22명(외국인 선수 제외) 외의 선수를 영입한다면 이적료도 감면해주기로 했다. 보호선수 외 선수에 대한 무상임대 방안도 논의중이다. 가장 최근 창단한 광주FC는 신인선수 우선지명권 14명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선수 선발 지원 방안으로 10억원에 가까운 혜택을 보게 된다. 또 프로 가입 1년차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토토 수익금' 지원을 받게 된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내셔널리그에서 승격하는 팀에는 1년에 10억원씩 3년간 지원을 하기로 했다. 양적 성장으로 인한 경기력 하락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연맹은 희망을 품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2013년 K-리그 팀들이 현재 40여명의 선수단을 30명 수준으로 줄이려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K-리거만 150여명이다. 신인선수와 내셔널리그 선수들까지 가세하면 2부리그팀들도 충분히 선수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