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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61)은 팬들 사이에서 '호거슨'으로 불린다. 김(호)곤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합성어다.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회, FA컵 5회,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의 성과 냈다. 김 감독은 지난시즌부터 호성적을 냈다. 리그컵 우승, 정규리그 준우승을 거뒀다.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FA컵 4강,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뤘다.
김 감독이 꼽은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원동력은 선수들이었다. 올시즌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힘에 놀라고 있단다. 그는 "주장 곽태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분요드코르전 전날에도 일부러 짧게 미팅을 했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분요드코르와 한 번 맞붙어 봤기 때문에 상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너희들이다'라고 했다. 다양하게 선수들의 심리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3년 울산 창단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한 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표현한다. 그는 "분요드코르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얘기하면서도 내가 긴장이 되더라. 클럽팀 감독을 맡고 가장 큰 대회라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파오는 경향이 있어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안절부절했다"고 고백했다. A대표팀 코치 시절이던 1986년 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 때보다 더 떨렸다던 그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이 방심할까봐 무척 걱정을 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까지 온 목적이 무엇이냐. 언제 나와 만날지도 모르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훗날 만났을 때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야 대화가 될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