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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잘 나갈때 고비가 한번씩 찾아온다. 이때를 잘 넘겨야 한다."
여기에 '수비의 핵심' 알렉산드로 마저 다쳤다. 오른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됐다. 알렉산드로는 유 감독이 지목한 후반기 돌풍의 주역이었다. 또 다른 센터백 이정열과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대전 수비를 이끌었다. 유 감독은 "정밀 검사 결과 내측 인대가 파열됐다고 하더라. 회복 기간까지 감안한다면 올시즌은 더이상 뛸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체자원이 부족한 대전으로서는 알렉산드로의 부상으로 수비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한경기 패배지만 후유증이 컸다. 비록 한경기 패배지만 자칫 남은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전은 12위(승점 42·11승9무17패)에 올라있지만 강등권인 15위 광주(승점 33·7승12무18패)와의 승점차가 9점 밖에 나지 않는다. 연패가 이어질 경우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대전은 올시즌 연승의 상승세 뒤 연패의 하락세를 경험한 바 있다. 유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무패행진을 계속하며 팀이 제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했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나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다시 한번 선수들을 강하게 대할 것이다"고 했다. 시즌 중이라 훈련 강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정신력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훈련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에게 숙소로 돌아가라고 불호령을 내릴 정도였다. 선수들의 눈빛이 조금씩 달라졌다.
이번 위기를 넘긴다면 목표로 했던 잔류에 가까워진다. 강원전이 고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