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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만만' FC서울 7연패 그림자는 없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0-31 17:23 | 최종수정 2012-11-01 08:23



7연패, 6경기 연속 무득점, 웬만하면 이성을 잃을 법도 하다.

속살을 공개했다. 리그 선두의 자존심은 튼튼했다. 훈련장은 미소로 가득했다. 여유가 흘렀다. 올시즌 수원과의 마지막 슈퍼매치(4일 오후 2시·서울월드컵경기장)를 앞둔 FC서울의 10월 마지막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결전까지는 나흘 남았다. 서울은 이날 오후 훈련에 앞서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수원전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최용수 감독(41)과 주장 하대성(27), 토종 최고참인 수문장 김용대(32)가 참석했다.

예상됐던 '복수'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노는 물이 다르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있었다. "우승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착실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전력을 다해 반드시 이기겠다는 생갭다 편하게 마음먹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수원과 1대1로 집착하기 보다 우리는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 수원은 우리랑 견줘야 할 팀이 아니다. 3위로 챔피언스리그에 올라갈까 말까하고 있다. 이제 7경기가 남았다. 앞으로 2~3경기만 잘 치른다면 우승을 일찍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김용대, 후자는 하대성의 발언이었다.

서울은 올시즌 수원전 정규리그 3전 전패에도 불구하고 승점 80점(24승8무5패)을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수원은 승점 66점(19승9무9패)으로 3위에 포진해 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14점이다. 서울과 2위 전북(승점 73·21승10무6패)의 승점 차는 7점이다.


◇하대성 ,최용수 감독, 김용대(왼쪽부터)
최 감독의 출사표는 "느낌이 좋다"였다. 승부욕은 숨기지는 않았다. 그는 "나도 사람이다. (수원전 승리가) 간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수원전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결승전"이라며 "1990년 우리는 최소 파울로 우승했다. 무공해 축구(무조건 공격+페어플레이)에 걸맞게 성적은 물론 최소 파울, 최소 경고의 페어플레이로 퍼펙트하게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홈에서 후회없는, 팬들이 원하는 화끈한 축구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37경기에서 731회의 파울을 범했다. 경기당 평균 19.7개다. 불편한 진실이다. 반면 서울은 419개로 16개 구단 가운데 최소 파울을 자랑하고 있다.

연패의 사슬과 우승이 얽혀있지만 길은 분명했다. 최 감독은 "스포츠는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다만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리그가 연승팀을 가리는 대회가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시점에 한번 쯤은 꺾어야 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다. 감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심, 운 등 더 이상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우린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변화보다 팀이 잘 조화가 돼서 흐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 승부처인 이번 경기에서 첫 번째는 공정한 판정이고, 두 번째는 우리가 이성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전 무득점에 대한 희비도 존재했다. 하대성이 "감독님은 직접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6경기 연속 무득점인데 한 골을 넣고 모두에게 감독님께 달려가 세리머니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자 최 감독이 "그러고 2실점 하고…"라며 농담을 던졌다. 하대성이 다시 화답했다. 그는 "한 골 들어가면 연이어 2~3골을 넣을 수 있다. 데얀과 몰리나를 믿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분이 이전과는 또 다르다. 반드시 수원을 잡아야 한다기 보다는 주목받는 경기에서 공수 조직력이 단단한 팀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 골 먹더라도 두 골을 넣으면 된다. 이런 의식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싶다." 최 감독의 마침표였다. 슈퍼매치, 그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구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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