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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울전 2만명 모으기에 사활걸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0-18 10:03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경기장 많이 찾아주세요. 꼭 승리하겠습니다."

제주 곳곳에 가면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단을 만날 수 있다. 사활을 걸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21일 FC서울과 홈경기 2만명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제주 유나이티드 전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훈련에 여념이 없는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오반석 배일환 이승희가 서포터스 '풍백'과 함께 직접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제주시청 골목거리로 나와 가두홍보를 했다. 이들은 30여명의 서포터스와 함께 약 한 시간 동안 응원가를 부르고 제주도민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며 서울전에 대한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했다. 또한 기념 촬영과 깜짝 팬사인회도 가지며 즐거운 추억도 만들었다. 배일환은 "팬들과 직접 만나니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반드시 골을 넣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송진형 박진옥 오봉진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호동에 위치한 새서귀초등학교를 방문해 일일교사로 변신했다. 이들은 체육시간에 축구를 직접 가르치고, 점심시간에는 급식도우미로 활동했다. 학생들에게 경기장을 꼭 찾아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송진형은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홈경기 때 꼭 축구를 보러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웃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방송국 라디오 생방송 출연 등 선수들의 자율적 참여를 통한 지역 밀착형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며 2만명 모으기 프로젝트를 위해 힘쓰고 있다.

뚜렷한 관중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제주에 2만명은 올시즌 성공을 확인시켜주는 상징과도 같은 숫자다. 박경훈 감독은 이에 맞춰 홈 관중수 2만명이 넘으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백발을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파격선언을 했다. 이때부터 제주는 2만명 모집을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2010년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바 있는 서울은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기다. 지난 7월 28일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올시즌 최다인 1만6910명이 운집해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1만5000명 돌파 시 춤을 추겠다던 송진형이 공약을 실천한 바 있다. 제주는 이번 서울전만큼은 반드시 박 감독의 머리를 염색시키겠다는 각오다.

홍보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은 공약으로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강수일 권순형 전태현 허재원은 서울전서 2만명의 관중이 운집할 시 그 동안 준비한 깜짝이벤트를 공개하기로 했다. '셔플댄스의 대가' 강수일은 댄스실력을, 꽃미남 미드필더인 권순형은 무한 프리 허그로, '모델포스' 전태현은 일일 데이트권을 내걸어 여심을 송두리째 사로 잡는다. 순정파 허재원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앞에서 현재 열애 중인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선사할 계획이다. 구단에서는 팀 창단 30주년을 맞아 팔도와 함께 작전명 1982의 일환으로 선착순 1982명에게 남자라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박 감독도 틈틈이 두피 관리에 나섰다. 박 감독은 "염색을 해야 하는데 두피가 좋지 않아 걱정이다. (웃음)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승리다. 홈 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 2만명의 관중이 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승부처에서 많은 팬들이 찾아와 성원해준다면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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