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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가 대세다.
이관우는 2000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대전에 입단해 미드필더로 7시즌간 뛰었다.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히 2001년에는 대전의 유일한 우승트로피인 FA컵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관우는 2006년 대전을 떠나 수원으로 이적할 때 '대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는 고별사를 남길 만큼 깊은 애정을 보였다.
당초 이관우는 행사 참석이 불투명했다. 대전 프런트들이 여러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최고스타였던만큼 그의 참석시키기 위해 공을 들였다. 대전은 이관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낙지집을 A보드 광고에 내보냈다. 이관우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도 광고 붙여주면 안되나요"라고 농을 던진 뒤, "K-리그 데뷔전으로 뛰었던 경기장에 돌아와서 기쁘다. FA컵 우승할때가 생각난다. 그때 연습장이 없어서 여기저기 전전하고 있었는데, 결승에 오르니까 한밭운동장에서 훈련하게 해줬다. 그러다보니 결과까지 좋았다"고 웃었다.
대전의 관계자는 "그동안 대전에 프랜차이즈 개념이 많이 약해졌다. 팀에 헌신했던 선수들은 돈받고 팔아버리고, '레전드' 최은성도 재계약에 실패하며 팬들이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대전의 뿌리를 확인하고 과거 팀에 헌신했던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전은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이다. 힘든 순간도 많았다. 추억이 많아지면 역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른 팀도 더 많은 곳에서 K-리그의 뿌리를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경기는 후반 15분 김병석의 헤딩골을 잘지킨 대전이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전남을 제치고 12위로 점프했다. 제주는 홈에서 포항을 2대1으로 꺾고 10경기 무승(4무6패)에서 탈출했다. 강원은 후반 30분 김은중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광주를 1대0으로 제압하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제주=이 건, 강릉=박상경, 대전=박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