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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희의 카타르 입성기, 초특급 대우에 입이 쩌억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9-26 16:42 | 최종수정 2012-09-27 08:38


김기희가 모하메드 알 살리아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구FC

김기희(23·알 사일리아)의 카타르 드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기희는 25일 알 아실리아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통상적으로는 한국에 돌아와 짐을 챙겨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김기희는 잔류를 선택했다. 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알 사일리아의 코칭스태프가 김기희에게 즉각 합류를 요청했다. 알 사일리아는 리그 개막 후 2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수비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알 사일리아 구단의 특급 대우도 김기희의 마음을 붙잡았다.

최고급 호텔에 고급 차량까지

알 사일리아는 23일 김기희가 카타르 도하에 도착하던 날부터 특급 대우를 시작했다. 하룻밤 숙박비만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호텔에 투숙했다.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를 풀 수 있었다.

며칠 걸릴 수 있었던 계약 협상을 하루만에 끝냈다. 대구와 알 사일리아 모두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 25일 김기희는 입단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모하메드 알 사일리아 단장과 악수를 나누었다. 모하메드 단장의 손에는 자동차 열쇠가 있었다. 그는 김기희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네주었다. 건물 밖을 나가보니 고급 SUV 차량이 한 대 서있었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차량이었다. 김기희가 묵을 집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단 클럽하우스를 방문한 김기희는 다시 한 번 놀랐다. 클럽하우스에는 전용 웨이트트레이닝장을 포함해 전용 그라운드 등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올 시즌 1부리그로 막 승격한 팀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감독을 만난 김기희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알 사일리아를 맡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시절 독일 A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스타 출신이다. 스위스와 코트디부아르, A대표팀, 독일 청소년 대표팀을 지휘했다. 브라질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 감독에 필적할 만한 명장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 리그에서 뛰는 이정수(32·알 사드) 조용형(29·알 라이안)을 잘 알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김기희가)올림픽 무대를 밟은 젊은 수비수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하며 은근히 부담을 주기도 했다.

남태희와 옆집에 살아요


남태희와 김기희가 카타르 한 식당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김기희
구단의 특급대우가 좋기는 했지만 두려움도 있었다. 김기희의 인생 첫 해외 리그 경험이었다. 외로움도 걱정됐다. 그러나 이내 걱정은 사라졌다. 남태희(21·레퀴야SC)와 이정수가 있었다. 카타르에 도착하던 날 남태희가 김기희를 보러 왔다. 둘은 홍명보호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친해졌다. 카타르로 간다는 소식도 제일 먼저 전했을 정도였다. 비록 남태희가 김기희보다 2살 어렸지만 '카타르 멘토'를 자처했다. 김기희는 카타르에서 지낼 숙소도 남태희의 옆집으로 정했다.


이정수와는 24일 났다. 첫 만남이었다. 이정수는 바로 김기희를 식당으로 데려갔다. 카타르 리그의 특징이나 선수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틈틈이 만나 조언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4분 전역'에서 '특급 수비수'로 변신하겠다

구단의 특급 대우와 남태희 이정수의 도움을 받게된 김기희는 '발전'을 약속했다. 그는 "소속팀의 1부리그 잔류에 힘을 보태는 것이 목표다. 좋은 모습을 보여 '역시 한국 선수들은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나 자신의 발전도 도모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김기희는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항상 내 이름 앞에는 '4분 전역'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다. 이 곳에서 성장한 뒤 내년에 대구로 돌아갔을 때는 '특급 수비수'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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