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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이정수제외 최감독 "노장은 경기력이 우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9-27 08:32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이란전에 출전할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동국(전북)을 빠졌다. 이정수(알사드)도 제외됐다. 그동안 최강희호 공-수의 핵심이었던 둘이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뜻밖의 결정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필요하면 조용히 불러 이야기를 한다. 믿음도 굳다. 뚝심도 있다.

그런 최 감독이기에 눈여겨 볼 변화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결과를 두고 생각을 많이 했던 듯 하다. 그 경기서 고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승리를 자신했던 경기였다. 경기 뒤 최 감독은 "판단미스가 있었다"고 했다. 자기 반성이었다.

이동국의 제외는 초강수다. 그는 자타공인 '최강희의 남자'다. 이동국은 최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7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베테랑' 이정수 역시 최감독의 신뢰를 얻었었다. 6번의 경기에서 중앙수비를 맡았다.

하지만 둘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악의 플레이를 보였다. 이동국은 한골을 넣기는 했다. 그러나 공격의 흐름을 자주 끊었다. 이정수는 그답지 않은 모습으로 수비불안을 야기했다.

최 감독은 26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고 나서 이동국과 이정수를 제외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최감독은 "나이든 선수가 경기에 못나가면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노장 선수는 절대적으로 경기력이 우선이다. 후배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경기력을 유지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분위기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두 선수를 선발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최감독은 이와함께 우즈베키스탄전 무승부의 원인으로 정신력 해이를 꼽았다. 이란은 레바논과의 원정경기(0대1)에서 패하며 벼랑끝에 몰렸다. 그런 이란을 맞아 원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최감독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설때 자부심도 있어야 하지만 그에 맞는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그런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표팀은 절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내 스타일상 강제적으로 시키기 보다는 선수들이 만들어가도록 유도한다. 경기장에 나서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멘탈 교육이나 정신적인 부분은 다시 점검을 해야겠다. 이번 경기에서도 잘 못 된다면 어떤 선수도 다시 대표팀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동국-이정수 두 베테랑을 제외한 최 감독의 선택은 힘든 이란 원정을 감안해 분위기를 전환하고 젊은 선수들로 적극적인 경기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둘을 버린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세대교체의 신호가 아니라고 했다. 경기력만 뒷받침된다면 다시 대표팀에 부르겠다고 했다. 최감독은 "최종예선 통과가 먼저다. 그 다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본선 준비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같이 병행하기에는 대표팀이 모여서 훈련하는 시간,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갈 시간이 부족하다"며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상대에 따라 전술에 따라 어떤 선수도 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최감독의 뜻밖의 선택,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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