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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비밀', 선두 다투는 서울과 전북 숫자에 웃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9-23 19:09



축구는 11명이 한 팀을 이룬다. 휘슬이 울리면 그라운드에는 22명이 공존한다.

돌발변수는 있다. 레드카드가 등장하면 밸런스가 깨진다. 이운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스플릿 리그가 출발하기 전 "심판 교육을 통해 일관된 판정을 주지시켰다. 퇴장성 반칙을 적용하지 못한 장면이 간혹 있었는데 선수보호 차원과 공격적인 축구를 위해서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이었다. 22일 그룹A의 두 경기는 레드카드로 희비가 엇갈렸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FC서울과 2위 전북은 각각 5위 포항과 8위 경남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은 성적 순이 아니었다. 경남은 전반 15분 강승조, 포항은 전반 19분 황진성이 페널티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과 전북의 승점 차는 5점, 선두 경쟁에 있어 1패는 치명적이다. 발걸음이 바빠졌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상대가 스스로 무너졌다.

포항은 전반 31분 김광석이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10명의 포항이 서울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의 일방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9분 뒤 서울의 동점골이 터졌다. 화력은 후반 더 거세졌다. 데얀이 2골을 터트리며 3대2로 역전승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서울과 좋은 승부를 하려구 마음 먹었다. 동일 조건에서 맞닥뜨려 졌으면 아쉬움이 덜 했을 것이다. 어이없이 승리를 내줬다"며 탄식했다. 경남은 더했다. 전반 36분 골키퍼 김병지가 전북의 박원재를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해 경고를 받은 김병지는 이동국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한 뒤 분풀이로 자기 골대에 볼을 세게 찼다. 주심은 김병지의 행동을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받아들여 또 하나의 옐로카드를 줘 퇴장을 명령했다.김병지는 프로생활 21년 만에 처음 퇴장을 당했다. 10명이 버텼지만 후반 20분 또 재앙이 찾아왔다. 정다훤이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9대11의 싸움, 해법은 없었다. 2분 뒤 이승현이 역전골을 작렬시켰고, 전북은 경남을 2대1로 제압했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축구 경기에는 변수가 많다는 것을 실감한 경기였다. 경기를 잘하고도 두 차례 퇴장으로 지고 말았다"며 허탈해 했다.

축구에서 수적 싸움은 기본이다. 한 팀이 열세에 빠지면 탈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플레이가 위축되면서 공수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래서 11명이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플릿 리그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각 팀에 '레드 카드 경보'가 발령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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