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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6년 전 '아시아 깡패' 되기 위한 3가지 조건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9-20 10:46


1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울산 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의 경기가 열렸다. 울산 하피냐가 선제골을 넣자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8강까지 살아남은 울산 현대는 다음달 3일 알 힐랄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9.19/

6년 전 울산 현대는 '아시아 깡패'라는 별명을 얻었다. 어감은 썩 좋지 않지만 당시 울산의 전력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천수 최성국 등으로 구성된 공격진의 활약이 아시아 무대에서 두드러졌다. A3챔피언십에선 감바 오사카(일본)를 6대0으로 대파했다. 다롄 스더(중국)도 4대0으로 격파하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알샤밥과의 8강 1차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뒀다. 이들에게 자비는 사치였다.

6년이 흘렀다. 울산에서 다시 '아시아 깡패'의 기운이 흐른다. 구단 엠블렘의 호랑이가 '아시아 정상에 서겠다'고 울부짖고 있다. 울산은 4강행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19일 알힐랄(사우디)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 골 결정력이다. 울산은 알힐랄전에서 '극공(극단적인 공격)'과 '철퇴수비'를 교묘하게 섞었다. 포어체킹(전진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최전방부터 저지했다. 빠른 역습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더 많은 화룡점정을 찍지 못한 것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승리를 거두고도 웃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다. 여러 득점찬스가 있었다. 한 골을 더 넣었어야 했다. 문제점을 보완해 원정에서 경기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하피냐를 비롯해 마라냥 이근호 김신욱 등 스트라이커 자원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둘째, 체력 저하다. 강한 압박을 하기 위해선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울산 선수들은 많이 뛰었다. 압박 능력은 후반 중반까지 괜찮았다. 그러나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지자 압박이 느슨해졌다. 자연스레 상대의 공격 빈도수가 높아졌다. 집중력 저하는 공격의 섬세한 마무리도 방해했다.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16강전도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 중반 이후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면서 동점까지도 허용할 수 있었던 위기가 많았다. 특히 원정 2차전(10월 4일)에는 시차, 환경 등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체력 회복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트피스의 정확성이다. 세트피스는 노력 대비 고효율을 올릴 수 있는 득점 루트다. 울산에선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와 이재성, 장신 공격수(1m96)의 김신욱, 김승용이 프리킥과 헤딩으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자원들이다. 김 감독은 "축구에서 세트 피스는 상당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원정에선 세트피스를 골로 연결시켜야 이길 수 있다. 정확성을 보완하는데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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