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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벼랑 끝 전술일까, 진심일까.
이번 사퇴 발언의 원인은 재정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창단 자본금 90억원 잠식으로 위기에 빠져 있던 강원은 올 초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로부터 100억원 지원을 약속 받았다. 2009년 창단 당시 조례로 지정됐던 강원도 및 강릉, 춘천, 원주시에서 각 10억씩 총 40억원 지원 문제도 남 대표이사와 최 도지사 간의 화해로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강원랜드 측의 지원이 잠정 보류됐고, 2010년부터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조례 실행 역시 지지부진해지면서 압박을 받았다. 강원은 올 시즌 준비를 위해 선수단 구성에 약 40억원을 투자한 상황에서 지원까지 이뤄지지 않자 남 대표이사의 사재 출연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남 대표이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제조한 약주인 '아나주' 캔에 강원 구단 엠블럼을 박아 수익금을 구단 운영비로 쓴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까지 판로 개척에 힘을 쏟았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최하위로 떨어진 책임을 물어 김상호 감독 및 코칭스태프를 전원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어려운 흐름이 계속되는 모습에 의욕마저 잃은 모습이다.
남 대표이사의 사퇴가 공식화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구단에서는 올 시즌까지 남아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사진도 곧 설득에 나설 모양새다. 시즌 중 사퇴로 인한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예전처럼 사의를 철회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사퇴가 공식화 되면 그동안 크고 작은 분란에 시달렸던 강원의 미래는 미궁 속에 빠져들 전망이다. 벼랑 끝 전술이 과연 강원을 또 살릴지, 재기불능으로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