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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돌아온' 이청용, 최강희호 측면 고민도 끝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12 00:01 | 최종수정 2012-09-12 00:11


이청용. 스포츠조선DB

태극호가 든든한 무기 '블루 드래곤'을 장착했다. 이청용(24·볼턴)이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 선발 출격해 5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 6월 7일 가나와의 친선경기(2대1 승) 이후 15개월 만에 가슴에 새긴 태극 마크. 그의 존재감은 컸다. 희망을 봤다. 빛과 그림자는 공존했다. 동료와의 호흡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청용은 지난해 7월 31일(이하 한국시각)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2011~2012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가 골절됐다. 엄청난 시련이었다. 그는 9개월여 만에 다시 빛을 봤다. 5월 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복귀했다. 시즌 막판 2경기에 출전하며 엔진을 재가동했다. 그러나 이청용의 공백에 아파했던 볼턴은 끝내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그의 빈자리가 컸던 것은 볼턴 뿐만이 아니었다. 대표팀 역시 깊은 풍파를 맞았다. 좌우 밸런스가 무너졌다. 조광래 감독은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대한축구협회의 비수를 맞았다. A대표팀 사령탑이 최강희 감독으로 바뀌었다. 그 또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청용은 건강하게 돌아왔다. 2012~2013시즌 챔피언십 3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며 대표팀의 부름을 기다렸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원정 명단에 이청용을 포함하며 "진작 함께 하고 싶었다. 대표팀에서 실험을 하고 싶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강희호에 단비였다. 그동안 최강희호의 오른쪽 측면은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이근호(27·울산)가 공백을 잘 메웠지만 중앙 침투를 즐기는 그는 측면 공간을 열어주는 전문 윙어와는 달랐다. 이청용은 최강희호의 막힌 측면 공격 루트를 뚫어줄 열쇠였다.

대표팀 복귀전은 무난했다. 개인기와 스피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지만 그의 발은 공간이 나는 모든 곳을 누볐다. 왼쪽은 물론 중앙까지 넘나들며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위협했다. 옥에티라면 전반 중반까지 보여준 동료와의 엇박자. 빠른 발놀림으로 상대를 제쳤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동료와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패스 타이밍이 한 박자씩 늦었다. 그의 패스 미스는 우즈베키스탄 역습의 시발점이 됐다.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전반 후반부터 발 끝의 매서움이 살아났다. 전반 42분 김보경(23·카디프 시티)의 슈팅 찬스는 땅볼 롱패스를 정확하게 찔러준 이청용의 센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귀전 시계는 55분에서 멈췄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24·울산)을 투입해 고공 플레이를 노리는 최 감독의 플랜 B에서 그가 빠졌다.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바뀐 주변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사령탑이 바뀌었다. 이청용이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당시 호흡을 맞추던 박주영(27·셀타 비고) 대신 이동국(33·전북)이 최전방에 자리했다. 오른쪽 측면을 함께 책임질 풀백도 고요한(24·서울)이 포진했다. 발은 살아 있다. 동료와 발 맞출 시간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이청용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호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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