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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우측 풀백 '무주공산', 새 얼굴 탄생할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9-12 17:35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3일 파주NFC에 소집됐다. 소집 후 진행된 훈련에 앞서 최강희 감독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수비수 출신이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까지 부동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아무래도 애정이 더 강할 수밖에 없는 포지션은 풀백이다. 그런데 현 A대표팀에는 현역시절 자신이 보여준 기량을 갖춘 제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최강희호의 오른쪽 풀백은 '무주공산'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차두리(뒤셀도르프)가 해법으로 제시됐었다. 강력한 피지컬 능력의 소유자였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향한 터라 오버래핑의 파괴력은 남달랐다. 수비력도 어느정도 만족스러웠다. 최 감독이 원하는 이상적인 풀백 전형이다. 그러나 최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 오른쪽 측면도 과감하게 칼을 댔다. 자연스런 신구조화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켰다. 총 네 명이 최 감독에게 테스트를 받았다. 최효진 고요한(서울) 오범석(수원) 신광훈(포항)이다. 그러나 모두 못미더웠다. 11일 우즈벡전에선 예상을 깨고 고요한이 중용됐다. 고요한은 빠른 발과 축구지능이 뛰어나다. 강점은 출중한 오버래핑이다. 그러나 K-리그에서만 통하는 얘기였다. 풀백의 기본 임무는 수비다. 고요한은 미숙한 수비를 여러차례 연출했다. 단순한 패스도 번번이 상대 수비수에 막혔다.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잦아졌다. 단신(1m70)이라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점도 최강희호의 구멍으로 평가됐다. 측면이 허술해지다보니 덩달아 중앙 수비도 흔들렸다. 수비 조직력은 갈수록 우즈벡의 맹공을 버티기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여파는 중원까지 이어졌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하대성(서울)이 백업 수비 역할을 하기 위해 측면으로 몰리다보니 중원이 텅 비는 상황이 발생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이근호(울산)의 수비 전환도 늦어 우즈벡의 투르수노프와 제파로프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활개쳤다. 결국 실패로 돌아간 최 감독의 깜짝 카드는 부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최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다음달 16일 이란 원정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후보를 찾으려 해도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홍명보호의 숨은 보물' 김창수(부산)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부상 중이다. 김창수는 영국과의 8강전에서 경기 시작 6분 만에 우측 요골 골절상을 입어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재활이 끝나더라도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선 최소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내년에나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남은 '믿을 맨'은 오범석 뿐이다. 그러나 새로운 얼굴의 발굴도 절실하다. K-리그에서 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어도 기량이 유지되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이 용(울산)과 최철순(전북)이 후보로 꼽힌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안정된 수비를 펼친다. 공격 시 오버래핑과 크로스도 일품인 자원들이다. 이 용은 2010년 프로에 데뷔해 김동진과 오범석을 제치고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25경기를 뛰면서 '철퇴축구' 울산의 오른쪽 측면을 잘 지키고 있다. 곽태휘(울산)와의 호흡도 무시할 수 없다. 최철순은 최 감독이 지난시즌 전북 지휘봉을 잡을 당시 중용했던 풀백이다. 별명이 '최 투지'일 만큼 투지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도 부합되는 선수였다. '최강희호 5기'의 풀백은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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