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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한 방에 달린 양李-일朴의 운명, 오색 포인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3:38 | 최종수정 2012-09-11 08:29



그 날이다.

상대는 우즈베키스탄, 무대는 타슈켄트의 파크타코르 센트럴스타디움, 11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휘슬이 울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이다.

상황은 극과 극이다. 한국은 2연승(승점 6)으로 순항중이고, 우즈벡(1무1패·승점 1)은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두 팀의 머릿속은 승점 3점으로 채워져 있다. 한국은 '우즈벡 킬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94년 첫 만남에서 0대1로 패했지만 이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7승1무) 중이다. 한국은 거침없는 질주, 우즈벡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키포인트는 5가지다.

양李(이) 그리고 일朴(박)

박주영(27·셀타비고)은 한국 공격의 중심이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조광래호에서도 입지는 공고했다. 최강희호에서 흐름이 바뀌었다. 국내파 이동국(33·전북)과 이근호(27·울산)가 그 자리를 꿰찼다. 우즈벡전에서는 이동국이 원톱, 이근호가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영은 조커로 벤치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현역 태극전사 중 우즈벡전에서 최다골(3골)을 기록 중이다. 2월 25일 최강희호의 데뷔전 상대가 우즈벡(4대2 승)이었다. 이동국은 2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최종예선 들어 골이 없는 것은 고민이다. 이근호는 절정의 흐름이다. 소속팀의 경기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제외하고 최 감독이 치른 4차례의 A매치에서 모두 출전, 5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올림픽 후 거취 문제가 얽히면서 충분히 훈련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그 또한 우즈벡전의 추억이 있다. 2005년 6월 3일,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우즈벡 원정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극적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의 1대1 무승부를 이끌었다. 양李(이)-일朴(박)의 현주소는 다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운명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한 방에 달렸다.

다시 뜬 쌍용의 시대 그리고 미래


지난해 6월 7일 가나와의 친선경기(2대1 승)를 끝으로 A대표팀에서 사라진 이청용(24·볼턴)이 15개월 만에 돌아온다. 그는 7월 소속팀의 프리시즌에서 오른정강이가 골절됐다. '쌍용'의 조합이 완성됐다. 고군분투하던 기성용(23·스완지시티)이 짝을 만났다.

둘은 FC서울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눈빛만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영리한 경기 운영은 둘의 공통점이다. 이청용은 측면, 기성용은 중앙의 에너지다. 이청용은 복귀전에 대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축구에 집중하고 재미있게 즐긴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고 했다.

K-리그 그리고 3명의 지한파

지난해 K-리그에선 아시아쿼터(외국인 선수 숫자 제한과 별도로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는 제도) 몫의 외국인 선수로 우즈벡 출신이 각광을 받았다. 2010년 제파로프가 FC서울의 우승에 일조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제파로프는 2008년과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우즈벡의 박지성'이다. 볼을 다루는 센스가 특별하다. 제파로프에 이어 최전방 공격수 게인리히가 수원, 카파제가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게인리히는 몸싸움과 위치 선정, 카파제는 볼배급 능력이 뛰어나다.

3명 모두 K-리그를 떠났다. 우즈벡대표팀에서는 여전히 주축이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이들은 경계대상이다.

수비라인 그리고 변화

수비라인은 또 다시 변화의 파고가 일고 있다. 중앙수비의 두 축 곽태휘(31·울산) 이정수(32·알사드)는 견고하지만 측면에서 뉴페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예선 최종전과 최종예선에서 오른쪽 윙백은 최효진(29·서울)에 이어 오범석(28·수원)이 지켰다. 우즈벡전에선 고요한(24·서울)의 출격이 점쳐진다. 미드필더 출신인 그는 올시즌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화려한 변신이었다. 소속팀 서울을 1위에 올려놓으며 K-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우뚝섰다. 왼쪽에선 기존의 박주호(25·바젤)와 올림픽대표팀의 젊은피 윤석영(22·전남)이 경합하고 있다.

우즈벡의 주요 공격루트는 측면이다. 왼쪽 투르수노프, 오른쪽 하사노프의 칼끝이 예리하다. 최 감독은 측면의 변화를 통해 대책을 준비 중이다.

최강희 감독 그리고 카시모프 감독

최 감독은 우즈벡전이 분수령이라고 했다. 카시모프 감독은 한국의 한 수위 전력을 인정했지만 목표는 달랐다. "한국전을 발판으로 삼아 2위를 차지하거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서라도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획득할 것이다."

두 사령탑 모두 클럽에서 잔뼈가 굵었다. 최 감독은 전북을 이끌고 2006년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는 두 차례 재패했다. 우즈벡의 간판클럽인 분요드코르 사령탑을 겸임하고 있는 카시모프 감독은 2010년과 2011년 자국 리그에서 팀을 정상에 올렸다. 올해 또 꽃이 피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클럽과 3차례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는 포항(홈 1대0 승, 원정 2대0 승), 16강전에서는 성남(1대0 승)을 꺾었다. 두 감독의 지략대결도 볼만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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