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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주장, 김치곤 전역 인터뷰 "군대 다시 가고싶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0:26 | 최종수정 2012-09-10 10:28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왔다. D데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시간은 더디게만 갔다. 3일 먼저 입대한 동기들과 함께 전역식을 마쳤지만 2010년 K-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늦게 입대한 5명은 10일 전역을 명 받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2012년 9월 10일, 상주 상무의 2기 16인이 모두 군복을 벗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2기의 주장, 김치곤(29·울산)역시 감회가 남다르다. "성적을 잘 내고 전역했으면 좋았을텐데…. 금세 군생활을 마친 것 같아 아쉽다."

김치곤은 마지막 2개월을 발등 골절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재활을 거쳐 현재는 그라운드에 설 몸 상태가 됐지만 마지막 투혼을 발휘하지 못하고 군복을 벗은 것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 그러나 그의 2년은 치열했다. 상주 2기를 이끈 그는 부대와 그라운드에서 두 가지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부대에서는 분대장, 그라운드에서는 주장이었다. 프로팀에서는 운동장에서 기량을 보여주기만 하면 됐지만 군생활은 또 달랐다. 병영 생활 역시 그가 선두에 서야만 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주장으로 감독님 말만 들으면 됐는데 부대에서는 애들 청소 시키고, 점호하고 혼나도 내가 먼저 혼나는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다. 주장보다 분대장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더 많이 남는 것이 군 생활이다. 동기들과 함께 3일 부대를 나와 울산에서 팀 합숙에 합류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대 생활이 더 익숙하기만 하다. 특히 독방(?) 생활을 하는 프로팀 생활이 그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단다. "부대에서는 단체로 한 방에서 생활한다. TV도 1대 밖에 없어 걸그룹이라도 나오면 단체로 휴게실에 모여 소리 지르고 난리였다. 프로팀에서는 혼자 방에서 TV를 보니 재미가 없다. 아직 적응이 안된다." 이어 "처음에는 나이 먹고 군대간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월급만 제대로 준다면 다시 군대 가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든다. 군대 체질 같다. 휴가 받으면 꼭 놀러가 후임들 맛있는 거 사주고 싶다"며 부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제대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2기 전역선수 16명을 대표해 김치곤이 대신 답을 해주었다. '염색'이었다. 김치곤은 "나도 제대후 바로 염색을 했다. 동기들도 제대후 가장 먼저 염색을 하고 싶다며 다들 머리 색을 바꿨다"며 웃었다.

바뀐 머리 색깔 이상으로 주변 환경이 더 많이 바뀌었다. 울산에서의 주전 경쟁 역시 그의 앞에 놓인 숙제다. '철퇴 축구'의 중심 곽태휘 강민수 이재성 등이 버티는 울산의 수비라인은 견고하기만 하다. 김치곤도 당장 경기에 뛴다는 큰 욕심은 버렸다. "지금 울산의 수비진이 좋다. 수비는 밸런스가 중요하다. 내가 중간에 들어가면 조직력이 깨질 수 있다. 당장은 힘들다고 본다. 욕심 내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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