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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신병' 최철순-이상협 '우린 군대 스타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07 09:16 | 최종수정 2012-09-07 09:26


상주 상무의 신병 최철순(왼쪽)과 이상협.
천안=하성룡 기자

이들은 '굴러온 복덩이'로 불린다. 팀에 합류하자마자 6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3무)을 이끌었다. 최하위를 맴돌던 팀 성적은 12위까지 치솟았다. 약발이 떨어졌던 것일까. 팀은 다시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부진에 빠지며 강등권인 15위까지 추락했다. 정규리그 30라운드가 끝난 뒤 가진 3주간의 휴식기. 상주 상무의 신병 최철순(25)과 이상협(26)이 상주의 재도약을 이끌기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상주는 6일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이라크 대표팀과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창원축구센터에서 일주일간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우린 '군대 스타일~'

상주는 올시즌 상무 축구단 최초로 시즌 중 필드플레이어를 추가 선발했다. 9월에 선수단 절반이 전역하며 생기는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7월 중 선수를 추가 선발하기로 한 것. 최철순과 이상협 안일주(24)이 시즌 중 소속팀을 떠나 상주 신병으로 신분을 바꿨다. 동기도 단 3명뿐. 시즌 중 합류한터라 적응하기 어려울법도 하지만 이들의 '군대 스타일'이었다. "요즘 정말 잘 먹는다." 입대 후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최철순과 이상협이 입을 모았다. 상주 홈경기마다 먹는 소고기를 비롯해, 산삼 등 원 소속팀에 있을 때보다 더 잘먹고 다닌단다. 적응이 어렵지 않냐고 묻자 베시시 웃었다. 최철순은 "내가 원래 적응을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고 이상협은 "들어오자마자 팀이 잘 나가서 눈치 안보고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터닝 포인트

전북 '닥공(닥치고 공격)'의 일원으로 2011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최철순은 올시즌 대표팀에도 합류했지만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경기도 많이 나서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닥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렇다보니 경기력이 너무 떨어졌었다"고 밝혔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싶었다. 다른 생각을 버려야 그라운드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최철순은 "축구에만 올인하고 싶다"며 과감하게 시즌 중 입대를 결정했다. 최철순은 요즘에서야 환하게 웃는다. "운이 좋은거 같다. 상주에 와서 경기도 계속 나서고 프로 두 번째 골도 터트렸다.(웃음)"

'미친 왼발'이라고 불리던 이상협은 지난 2시즌간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다. 매 시즌 20경기 가까이 소화하던 그는 2010년 3경기, 2011년 7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도 있었지만 개인적 문제로 2년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2012년 상반기를 홀로 개인연습으로 보낸 그는 입대를 결심했다. 새로운 축구 인생이 찾아왔다. 이상협은 상주 데뷔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더니 9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상주의 전문 골잡이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측면 공격수에서 중앙 공격수로 바꾸니 골찬스도 많이 온다. 감독님도 공격적으로 나가라고 하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상협은 지난 2년간 경기를 뛰지 못했던 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지난 아픔이 그를 한발 더 뛰게 만들고 있었다. "2년간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라운드를 밟는 것이 행복하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기 위해 입대를 결정했다. 그런만큼 더 열심히 뛰고 있다."

강등을 피해야 하는 이유

상주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맞고 있는 이들의 올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상주의 강등탈출이다. 이유가 다양하다. 최철순은 "상주가 강등을 피해야 전북과 대결을 해볼 수 있다. 나는 '전북맨'이지만 전북과 대결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최철순의 전북 고별전 상대가 상주였다.


이상협은 상주와 운명 공동체다. 14경기가 남은 올시즌, 그는 상주의 원톱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의 발끝에 상주의 운명이 달렸다. 그는 "프로니깐 모든 것이 내 경력이 된다. 팀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어떻게든 최상위리그에 남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이상협이라는 이름이 많이 잊혀졌다. 프로에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 이상협 죽지 않았다. 아직 왼발이 살아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소속팀이던) 제주전에서 2골을 넣고 동료들에게 많이 축하를 받았다. 1부리그에 남아야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밝혔다.


천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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