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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한국인 전무? 박주영이 변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8-30 15:35


유럽챔피언스리그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프리미엄이 있다. 슈퍼스타들이 오일머니로 무장한 중위권클럽들로부터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받고도 명문팀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별들이 꾸미는 최고의 대회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유럽챔피언스리그가 월드컵보다 수준 높은 대회라고 단언할 정도다. 이런 '꿈의 무대'에 한국인 선수가 뛰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2001년 당시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활약한 설기현이 첫번째로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은 이래 한국 선수들은 꾸준히 유럽챔피언스리그를 누볐다. 다른 아시아권 선수들에 비해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많았던 한국 선수들은 축구의 본고장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한국인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뛰었던 '챔스의 사나이' 박지성은 올시즌 맨유를 떠나 하위권팀인 퀸스파크레인저스로 둥지를 옮겼다. 스코틀랜드 셀틱은 30일(이하 한국시각)헬싱보리를 제치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기성용은 이미 스완지시티행을 결정지었다. 지난시즌 16강에 진출하며 새롭게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박주호(바젤)도 30일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루마니아의 클루지에 밀리며 본선행이 좌절됐다.

올시즌 한국인 유럽챔피언스리거 배출을 위한 마지막 변수는 박주영이다. 박주영의 현소속팀은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위에 오르며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박주영의 이적여부에 따라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결정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일각에선 잔류가능성도 제시하고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이적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29일 영국 일간지 런던이브닝스탠다드는 아스날이 전력에서 제외된 선수들을 헐값에라도 이적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시즌 박주영은 기대속에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지만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런던 이브팅 스탠다드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말을 인용해 "박주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지금보다 많은 선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스널의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벵거 감독은 올시즌 개막 전 "다른 팀을 알아보라"며 방출 통보를 한 바 있다. 중동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박주영의 시선은 유럽에 있었다. 박주영은 2012년 런던올림픽서 2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번 건재를 과시하는데 성공했다. 스페인의 셀타비고를 포함해 EPL중위권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박주영도 런던으로 건너가 이적팀을 물색했다.

그러나 이후 특별한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문제는 역시 몸값이다. 아스널은 박주영의 몸값으로 최소 400만파운드를 고수하고 있다. 이로인해 가장 적극적이었던 셀타비고도 발을 뺐다. 28일 스페인 지역지 파르데비고는 '셀타비고가 몸값이 비싼 박주영 대신 조나단 페레이라의 영입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풀럼, 노리치시티, 스토크시티, 챔피언십(2부리그)의 블랙번 등도 박주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이적료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 영입을 위해 기존 선수 정리가 필요한 아스널이 고집을 버린다면 막판 대타결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임대 가능성도 있다. 니클라스 벤트너, 마루앙 샤막 등 최전방 공격수의 이적 여부에 따라 잔류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EPL의 여름이적시장은 1일 문을 닫는다. 결국 박주영의 거취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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