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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공존'에 탁월하다. 전북에서도 가용 선수 자원내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을 완성했다. 그 결과 두 번의 K-리그 우승과 한 번의 FA컵 그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구어냈다.
쿠웨이트전에서 둘의 공존은 삐걱댔다. 우선 박주영 자신의 활동량이 많지 않았다. 아스널에서 제대로 뛰지 못해 몸상태가 엉망이었다. 여기에 주변의 도움도 크지 않았다. 측면에 위치한 한상운(부산)이나 박주영의 뒤를 받친 김두현(경찰청)은 활동량이 두드러진 스타일은 아니었다. 이동국은 고립됐다. 박주영은 겉돌았다. 전반적인 공격력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참고해야 할 해답은 이미 있다. 2005년 6월 8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쿠웨이트전이다. 당시 A대표팀을 이끌던 본프레레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을 동시에 기용했다. 둘은 나란히 1골-1도움을 기록하며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뒤를 받치는 박지성 차두리 이영표 등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힘을 보탰다.
김보경(카디프시티) 역시 활동량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역시 중앙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좋다. 다만 런던에서는 최적의 몸상태가 아니었다. 김보경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면 이근호(울산)를 기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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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원톱 이동국 아래에서 김보경(이근호)과 박주영 이청용이 활발하게 돌아가는 공격 전술을 마음에 두고 있다. 원톱 이동국이 최전방에서 공간을 확보하는 사이 세 명의 선수들이 침투하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파괴력 넘치는 공격 전술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은 과거 본프레레호에서 같이 뛴 적이 있다. 쿠웨이트전에서도 90분을 함께 했다. 당시 둘의 호흡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두 선수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대 축구는 원톱을 세우고 다른 선수가 배후에서 따라 들어가는 것이 대세다. 훈련을 통해 확인할 것이다. 공존 해법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