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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은 대뜸 한 인터넷에서 찾은 문서 얘기를 꺼냈다.
계속된 원정징크스에 박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동에 따른 피로라고 생각했다. 제주에서 원정길은 쉬운 여정이 아니다. 공항에서 짐 싣고, 대기하는데 한시간이 소요된다. 팀사정을 생각해 빽빽한 저가항공을 타고 내리면 진이 빠진다. 여기에 공항이 근처에 있는 곳이라면 상관없지만, 광양 등은 다시 한번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두배의 고충이 있다. 박 감독은 "남들이야 1년에 한번이면 되지만 우리는 절반을 이렇게 다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단순히 피로감 때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우리가 유난히 부진한 곳이 있다. 선수들이 얼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플레이를 펼친다. 아마도 분석집에 나온데로 기후나 토양 차이에 따른 미세한 신체리듬의 변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 감독은 역으로 상대편들이 제주에 와서 힘을 못쓰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플릿 이후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는 제주. 제주가 정밀한 분석으로 그동안 발목을 잡은 원정징크스를 넘을 수 있을지. 후반기의 숨은 관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