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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으로 본 박지성의 새시즌 역할과 청사진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17:17


박지성. 수방자야(말레이시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박지성(31)은 2005년 7월 맨유에 입단한 이후 6시즌 동안 프리시즌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었다. 잦은 부상과 A대표팀 차출 등으로 인해 프리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힘들었다. 프리시즌 막판 몇 경기에 출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난시즌에는 얘기가 달랐다. 일정이 자유로웠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소속팀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부상에도 시달리지 않았다. 프리시즌 내내 펄펄 날았다. 미국 투어 5경기 중 4경기에 출전해 3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치른 프리시즌은 다른 환경이었다. 7시즌 동안 정든 맨유 유니폼을 벗었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와 터키, 독일 등 유럽에서 예열을 마쳤다. 총 6경기 중 5경기(4경기 선발)에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출전 시간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45분(사바한)→0분(켈란탄·이상 말레이시아)→20분(수라바야·인도네시아)→73분(와이콤브 원더러스·잉글랜드)→62분(트라브존스포르·터키)→77분(아우크스부르크·독일)을 소화했다. 18일(한국시각) 스완지시티와의 시즌 개막전까지 남은 일주일은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완성시킬 시간이다.


사진=QPR 트위터
프리시즌에서 박지성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였다. 맨유에선 주로 왼쪽 윙어로 섰지만, QPR에선 '센트럴 팍(Park)'의 부활을 알렸다. 고정적이다. 박지성을 축으로 파트너만 바뀐다. 제이미 맥키, 호건 에브라임, 마이클 도티, 숀 데리 등이 박지성과 호흡을 맞출 자원들이다. 박지성은 마크 휴즈 QPR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의 핵이 될 듯하다. QPR의 공격은 박지성을 통해 이뤄진다. 공격적인 면을 줄이더라도 공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이 박지성의 주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와 넓은 시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수조율이 필요하다.

역시 휴즈 감독이 박지성에게 주문하는 것은 '그라운드 리더'다. 박지성은 사바한과의 프리시즌 1차전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휴즈 감독이 후보로 꼽는 '리더십을 갖춘 선수'임이 증명됐다. 또 다른 후보는 수비수 클린트 힐과 안톤 퍼디낸드, 미드필더 데리다. 퍼디낸드는 올시즌 주장을 맡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주장이 되든, 되지 않든 박지성이 할 일은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동료들을 독려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QPR은 이번 시즌 승리보다 패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기자들도 QPR의 성적을 최대 10위로 예상했다. 일부 기자들은 QPR의 강등을 예측하기도 했다. 맨유에서 매 경기 승리의 환희에 도취됐던 박지성도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박지성은 심리적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노하우를 지녔다. 9개월간의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팀에 가장 절실한 부분을 박지성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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