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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 자숙의 모습, 협회 "여차하면 스위스까지 날아갈수도"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8-13 19:48


13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2012 런던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의 동메달 획득 환영 만찬이 열렸다. 대표팀 박종우가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홍명보호의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는 애써 웃음은 참아야 했다.

박종우가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홍명보호 환영 만찬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바지와 깔끔한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맨을 한 박종우는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자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12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 홀로 불참한 것도 이런 일환이었다.

박종우는 지난 11일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혀 있는 종이 피켓을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 후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대한체육회(KOC)에 진상 보고를 요청했다. KOC는 '의도적이지 않은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IOC는 박종우의 시상식 참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메달을 받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이날 축구협회는 박종우의 억울함을 벗기기 위해 선수와 면담을 실시했다. '독도 세리머니'가 전혀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서류를 취합하기 위해서였다.

협회는 홍명보호의 주역인 박종우의 메달 획득을 위해 과감한 결정도 준비하고 있었다. 이원재 홍보국장은 "사안의 정도를 따져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협회가 취합된 문서를 가지고 스위스 취리히(FIFA 본부가 있는 곳)로 날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메일로 문서를 보낼 경우 오해가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색 정장으로 한껏 멋을 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종우는 열심히 노력한 선수였다. 시상식에 불참해 안타까웠다. 위로의 말은 아직 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수는 일본 측의 반응이다. 일본이 FIFA에 강력하게 대응할 경우 박종우의 동메달 반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전망은 어둡지 않다. 이 국장은 "여러각도로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충분히 FIFA에서도 우리의 상황을 이해해줄 것이다. 좋은 내용으로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협회 명예회장 주최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가족, 축구협회 임직원, K리그 감독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홍 감독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힘이 컸다.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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