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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A대표팀의 근간은 해외파였다.
최 감독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북 현대를 이끌어 왔다. 두 차례 K-리그를 제패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전북 시절 그는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에 큰 믿음을 갖고 있었다. K-리거들의 아시아 경쟁력은 최고라고 말했다. A대표팀 감독 취임 뒤에도 "최종예선은 국내파 선수들로도 충분히 치를 수 있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 이번 소집 명단에도 이런 믿음이 깔려 있다.
경기력을 중시하는 의견도 반영했다. 유럽은 이제 막 새 시즌을 시작하는 상황이다. 선수들 모두 100%의 컨디션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추춘제(가을에 시작해 봄에 일정이 마무리 되는 제도)를 시행하는 중동리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굳이 컨디션이 오르지 않은 선수들을 쓰는 것보다 한창 리그 일정을 진행하면서 몸 상태가 정점에 오른 선수들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27·아스널)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3·셀틱) 정성룡(27·수원) 등 주축 선수들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부를 수 없는 현실적인 제약도 한 몫을 했다.
갖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최종예선에 대비하기 위한 카드를 만들고 있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최강희호의 주전 윤곽은 그동안 수 차례 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그려진 상황이다. 하지만 매번 최상의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는 없는 법이다. 컨디션 저하와 부상, 경고누적 등에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A대표팀 발탁 경험이 없었던 심우연(27·전북)과 황진성(28·포항) 송진형(25·제주) 뿐만 아니라 그동안 A대표팀 발탁 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신광훈(25·포항) 정인환(26·인천)까지 포함시킨 것은 이런 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