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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홍명보호 군면제, 돈으로 환산해보면?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8-09 18:02 | 최종수정 2012-08-09 19:24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은 '올림픽 축구 사상 최초 메달 도전'과 '한-일전'이라는 명분이 걸려 있다. 동메달 획득시 한국 축구의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명예를 얻게 된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자. 군침을 흘릴만 하다. 포상금을 비롯한 병역혜택 등 '포스트 올림픽' 이후 얻게 될 실리도 어마어마하다.

그렇다면 병역면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보면 얼마나 될까. 만지는 돈의 단위가 달라진다.

이적을 앞두고 있는 해외파를 먼저 살펴보다. 검증된 사례가 있다. 박주영(27·아스널)을 영입한 아스널은 지난 3월 박주영의 병역 연기가 확정되자 전 소속팀 AS모나코에 300만유로(약 42억원)의 이적료를 더 지불했다. 군입대 여부에 따라 이적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적으로 해외파에게 군입대는 다년 계약의 걸림돌이다. 군입대가 다가올수록 이적 협상에 주도권을 쥐기 힘들어진다. 이런 면에서 군면제 혜택의 최대 수혜자는 기성용(23·셀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적을 추진 중인 기성용은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통해 몸값을 확실하게 올리고 있다. 러시아의 루빈 카잔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올림픽 이전에 제시한 이적료는 600만파운드(약 106억원). 올림픽이 열린 2주 만에 몸값은 300만파운드(약 53억원)나 뛰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스널이 900만파운드(약 159억원)의 값어치가 있는 기성용을 영입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군면제 혜택 이전의 얘기다. 몸값은 더 치솟을 수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선수 생활과 병역 의무를 함께 이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만 29세(경찰청 입대, 상무 입대· 27세)다. 제한 규정이 있다. 29세 때 국내팀에 소속돼 있어야 한다. 최소 28세에는 국내복귀를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기성용이 해외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4~5년이다. 그러나 동메달이면 해외생활을 접고 국내로 컴백할 필요가 없다. 셀틱에서 약 10억원(세금제외 6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기성용이 새 팀에서 받을 최소 연봉은 200만~300만파운드(35~53억원)로 예상된다. 사병월급 대신 2년간 소속팀에서 받을 연봉만 해도 그 차이는 몇 만배다. 결과적으로 기성용이 군면제 혜택을 받는다면 최소 700만~800만파운드(약 123억~141억원·이적료 상승액+2년간 연봉)는 더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자철(23·아우쿠스부르크)과 김보경(23·카디프시티) 지동원(21·선덜랜드) 등도 자신의 몸값에 따라 수십억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

국내파도 이에 못지 않게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K-리거 중 최고액 연봉자는 10억원(수당 포함)을 받고 있는 정성룡(27·수원). 군면제로 2년간 보장받는 연봉만 최소 20억원이다. 부산에서 최고액 연봉자(5억원·추정치)로 등극한 김창수(27·부산)도 10억원을 챙길 수 있다. 이밖에 20대 초반의 국내파 선수들이 군면제로 해외진출의 길이 열린다면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다.

물론 동메달 획득에 대한 포상금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이 의결한 포상금 지급안에 따르면 올림픽대표팀은 15억2000만원을 받는다. 선수의 경우 활약도에 따라 4000만~7000만원까지 차등 지급받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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