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트래포드는 더 이상 환희의 무대가 아니었다. 홍명보호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4-2-3-1 시스템을 접었다. 박주영을 제외하고 김현성을 투입, 지동원과 투톱에서 짝을 이루게 했다. 중원에는 박종우가 없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중앙, 좌우 미드필더에는 김보경과 남태희가 섰다. 수비라인에선 윤석영-김영권-황석호-오재석이 호흡했다. 골문은 부상한 정성룡 대신 이범영이 지켰다. 투톱에서 한 방향으로 몰아놓은 후 전방위 압박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브라질도 조심스러웠다. 헐크 대신 알렉스 산드루를 왼쪽 윙포워드에 투입했다. 알렉스 산드루의 주포지션은 왼쪽 윙백이다. 한국의 끈끈한 조직력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노렸다.
탐색전을 펼치다 먼저 주도권을 잡은 팀은 한국이었다. 볼 점유율을 늘리면서 좋은 득점기회를 만들어나갔다. 하지만 골결정력이 아쉬웠다. 전반 11분첫 번째 코너킥에선 김보경에 이어 김현성이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3분 뒤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린 지동원의 크로스를 김현성이 헤딩으로 문전으로 연결, 다시 쇄도하던 지동원이 헤딩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0-1로 마친 홍명보호는 전열을 재정비했다. 후반 초반 단 한 번의 기회가 날아가면서 주도권은 브라질에 완전히 넘어갔다. 김보경이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상대 미드필더 산드루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이 선언돼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은 고요했다.
브라질의 개인기가 또 살아났다. 후반 12분과 18분 다미앙이 연속골을 터트렸다. 한국의 추격의지는 완전히 꺾였다. 홍 감독은 박주영 백성동을 투입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의 신화를 달성했다. 유종의 미는 동메달이다. 한-일전에서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