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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日 4강행에 세키즈카 감독 역적서 영웅으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8-06 11:48 | 최종수정 2012-08-06 11:48


세키즈카 다카시 일본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 전까지만 해도 '웃음거리'였다.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부터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시리아에 패하면서 본선 출전권 획득 실패 위기에 몰리는 등 불안한 행보를 걸었다. 올림픽의 전초전 격이었던 툴롱 국제대회에서는 터키와 이집트에 패하면서 실망스런 모습에 그쳤다. 급기야 올림픽 출정식을 겸한 국내 최종 평가전이었던 뉴질랜드전에서 졸전 끝에 1대1 무승부에 그치면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일본 현지에서는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돌파도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왔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야유는 환호로 바뀌었다. 영국 현지에 도착한 뒤 가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벨라루스와 멕시코를 연파하더니, 급기야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2승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가진 8강전에서는 툴롱국제대회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이집트를 압도하면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동메달 이후 44년 만에 4강행에 성공한 일본 열도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 축구전문매체 사커킹은 6일(한국시각) '44년 만의 4강 진출에 일본 팬들이 세키즈카 감독에게 미안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본선 전 세키즈카 재팬에 쏟아졌던 비난이 환호로 바뀐 것을 가리킨 말이다. 이집트와의 8강전을 지켜 본 한 팬은 "뉴질랜드전을 보면서 솔직히 '저 정도로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세키즈카 감독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의 스포츠매거진 넘버는 '세키즈카 재팬이 조별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두고도 득점력 빈곤 우려를 떨치지 못했지만, 이집트전에서 과제를 멋지게 풀어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칭찬일색에 세키즈카 감독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세키즈카 감독은 멕시코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역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와일드카드인 수비수 요시다 마야(24·VVV펜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일본은 8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4강전을 치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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