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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홍명보호, 홈관중-돔구장 현실화된 우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8-03 16:40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일(현지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카디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홍명보호가 우려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홈관중들이다.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홍명보호와 영국의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이 전 영국민들의 관심이 되고 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LOCOG)는 2일 새벽 영국과 우루과이전이 끝나자마자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릴 8강전 티켓 구매창을 오픈했다. 오픈하자마자 티켓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채 하루도 안되서 매진됐다.

한국 교민들과 붉은악마 등 응원단에게 불똥이 튀었다. 교민들은 7만여 티켓이 그렇게 빨리 매진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여기에 응원을 주도할 붉은악마는 국내에서 올림픽 티켓 구매를 대행하는 여행사의 착오로 8강전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전화가 고생이다. 티켓 구매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티켓을 많이 확보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한국분들이 오면 좋겠다. 하지만 올림픽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뭔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팬들의 머리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열광적인 응원이다. 큰 대회가 있을 때마다 영국 축구팬들은 열성적인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비단 잉글랜드팬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나라 전체가 똑같이 열정적이다. 이번 영국 단일팀에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참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팬들의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국 대표팀(Team GB)라는 이름을 달고 뛰는 팀에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 등 기존 대표팀과 똑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벌써부터 카디프 시내 호텔들의 방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평소 10만원 선이던 하루밤 가격이 30만~40만원까지 올랐다. 그마저도 예약을 조금이라도 주저하면 사라지는 상황이다. 경기가 마침 주말에 열려 영국 각지에서 몰려들기 때문이다. 다들 경기를 본 뒤 하루를 자고 일요일인 다음날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 기차표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주요 시간대 카디프로 향하는 기차표는 모두 매진이다. 아예 일찍 카디프에 도착하고 늦게 떠나는 기차표 일부만 남아있다.

홈텃세도 시작됐다. 밀레니엄스타디움이 경기 당일 지붕을 닫기로 결정했다. 밀레니엄스타디움은 개폐식 다목적 돔구장이다. 홍명보호 선수들 대부분이 돔구장에서 경기를 한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다. 정성룡과 구자철 기성용 박주영 김영권 남태희 정도만이 지난해 8월 일본 삿포로 돔구장에서 열린 한-일전에 출전했을 뿐이다.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잔디 보호를 위해 지붕을 닫는다"고 했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잔디를 보호하려면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 지붕을 닫으면 통풍이 안된다. 결국 7만여명이 내는 응원 소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호텔 배정에서도 꼼수를 쓰고 있다. 영국은 카디프 힐튼호텔을 전세내고 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일본, 브라질 여자대표팀과 함께 메리어트 호텔을 배정받았다. 아무래도 생활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카디프는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카디프 당국은 경기장 주변을 통제할 계획이다. 차량들의 도심 진입도 최대한 억제할 요량이다. 도심 외곽에 대형 주차장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경기장까지 왕복하는 셔틀 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기마경찰 병력도 투입해 혹시 있을지 모를 폭력사태를 대비할 태세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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