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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운명의 8월, 현실과 이상의 괴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8-02 16:51



K-리그는 운명의 8월이다.

26일 30라운드를 끝으로 드디어 스플릿시스템이 작동한다. 두 개의 리그로 분리된다. 1~8위 8개팀이 그룹A, 9~16위 8개팀 그룹B에 포진한다.

6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 가혹한 시기다. 더워도 너무 덥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찜통더위를 논하는 것은 사치다. 전북, 수원, 포항, 울산, 제주, 대전, 경남은 1일 FA컵 8강전까지 치렀다. 이들은 물론 그 외의 팀들도 26일까지 3~4일마다 경기를 치러야 한다. 살인적인 일정 속에 승부의 칼날은 더 매서워졌다.

산술적인 계산

8위가 그룹A의 커트라인이다. 현재 8위는 승점 32점의 대구다. 8위를 위협하는 9위 경남, 10위 성남의 승점은 30점이다. 두 팀은 골득실차(경남 -1, 성남 -6)에서 순위가 엇갈렸다. 남은 6경기에서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승점은 18점(6승)이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1위 전북(승점 53)과 2위 서울(승점 49)은 그룹A의 포진이 확정됐다. 전패하더라도 상위리그에 살아남는다. 3~5위에 랭크된 수원(승점 44), 울산(승점 42), 제주(승점 40)도 안정권이다.

반면 중하위권은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6~7위 부산(승점 37)과 포항(승점 35)은 안심할 수 없다. 대구는 위태롭다. 경남, 성남은 8강이 목전이다. 11~15위 인천, 강원(이상 승점 24), 상주, 전남(이상 승점 23점), 광주(승점 21)도 희망의 끊은 놓지 않고 있다.

승점은 20점인 최하위 대전도 마찬가지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6전 전승을 하면 기적적인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대결


살얼음판 경쟁에서는 물고 물리는 대결이 최고 변수다. 경기당 승리 승점은 3점, 무승부는 1점, 패전은 0점이다. 치열하게 순위 전쟁을 펼치는 팀간 대결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희비에 따라 승점 6점의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4일부터 최후의 혈투가 시작된다. 8위 대구와 9위 경남, 7위 포항과 10위 성남이 격돌한다. 경남이 대구를 꺾으면 순위가 바뀐다. 성남이 원정에서 포항을 잡으면 승점 차는 2점으로 줄어든다. 8강 구도가 요동친다.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현재의 그림이 더 선명해지게 된다.

절체절명의 싸움은 30라운드까지 계속된다. 여유를 부릴 공간은 없다.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모두가 결코 물러설 수 없다. 숨막히는 일전의 연속이다.

체력과 이변에 주의

집중력이 배가될 시기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생각과 몸이 따로 놀 수 있다. 스스로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한여름 매경기 선수들은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그러나 토양은 냉정하다. 경기는 계속된다. 체력전에서 이겨야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변에도 눈여겨봐야 한다. 강팀과 약팀의 경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승부는 원점이다. 상위권이 중하위을 고려해 줄 여유는 없다. 포스트시즌이 사라진 올시즌 승점으로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이 가려진다. 4일 강원과의 홈경기를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은 "강등권의 경계에 있는 팀들과 대결이 더 힘겹다. 생존을 위한 노력이 굉장하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잡힐 수 있다"며 "전력이 평준화 됐다. 순위표 상단에 있는 팀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하위권 팀들에게 잡히는 것은 진정한 강팀이 아니다. 잡아야 할 팀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했다.

무더위만큼 그라운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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