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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10대11 체력고갈'성남, 아챔 분요드코르전'죽기살기로...'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5-28 09:14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  스포츠조선 DB

"우리 선수들에게 90분만 죽기살기로 뛰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26일 K-리그 14라운드 대구전 직후 선수들에게 이례적인 '부탁'을 했다. 2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분요드코르전을 겨냥했다. 성남은 이날 예기치 못한 전력 손실에 고전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경기를 조율하던 윤빛가람이 전반 40분 퇴장당했다. 2분만에 옐로카드 2장을 받아들었다. 살인적인 일정 속에 10명의 수적 열세까지 겪어내야 했다. 센터백 사샤를 '원톱'으로 내세운 '반전 용병술'에 힘입어 0대0으로 간신히 비겼지만 체력 부담은 컸다. 당장 29일 홈에서 열리는 분요드코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걱정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괜스레 K-리그가 야속하다. 살인 일정 속에 10대 11의 승부는 '악재'였다.

5월에만 벌써 8경기째다. K-리그 4경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경기, FA컵 1경기의 살인일정을 이미 소화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1경기가 남았다. 지난 7경기에서 성남은 3승3무1패로 분전했다. 15일 텐진 원정 직후 체력이 고갈된 20일 경남 원정에서 0대2 패배를 기록했을 뿐이다.

힘들수록 강해지는 성남 특유의 끈끈한 팀 컬러는 고무적이다. 힘든 상황 속에 선수들의 경기력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5월 '특급 이적생' 윤빛가람과 한상운의 부활이 반갑다. 윤빛가람의 감각적인 전진패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K-리그 인천전(11일) 도움에 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텐진전(15일)에서 그림같은 프리킥골을 쏘아올렸다. 23일 FA컵 수원시청전에서도 골맛을 봤다. 3월21일 텐진전 골 이후 침묵했던 한상운은 5월에만 3골을 터뜨렸다. 1일 나고야전에서 왼발 프리킥골을 터뜨렸고, 11일 인천전에서 윤빛가람의 도움을 받아 리그 첫골을 신고했다. 수원시청전에서도 1골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내달 7일 홍명보호의 시리아전을 앞두고 발탁된 윤빛가람-홍 철-임종은 등 '젊은 피' 3명의 상승세도 기대할 만하다. '런던의 해' 확실한 목표가 생긴 '올림픽 삼총사'의 기가 살았다.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분요드코르는 우즈베키스탄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강팀이다. 일찌감치 수원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26일 대구전을 현장에서 직접 관전했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경기에서 3승1무2패를 기록했다. 총 8골을 넣었고 7골을 내줬다. 3월20일 아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1대2로 패했고, 4월3일 감바 오사카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했다. 포항 스틸러스에게 원정에서 2대0, 홈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16강행 좌절을 안긴 저력의 팀이다. 16강전부터는 밀리면 '아웃'인 '단판승부'다. 승부차기로 끝까지 승자를 가린다. 2년만에 아시아챔피언 재등극을 꿈꾸는 성남은 비장하고 결연하다.

'승부사' 신 감독이 '부탁'을 했다. 선수 출신으로서 선수들의 몸이 얼마나 힘들지 누구보다 잘 안다. "분요드코르전 이후엔 A매치 기간 휴가를 줄 수 있다. 90분만 죽기살기로 뛰어달라. 강압이 아닌 부탁이다." 낮은 자세의 부탁 속에 8강행을 향한 '죽기살기'의 의지가 또렷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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