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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 '공약 퍼포먼스'가 유행 중이다. 영화배우 손예진은 '오싹한 연애' 흥행시 관객 앞에서 섹시 댄스를 추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걸그룹' 티아라는 '러비더비'로 음악 프로그램 1위를 하면 지하철을 타겠다는 공약을 수행했다. 수많은 공약들이 성사 여부를 두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약을 통해 일반 팬들에게 어필함은 물론이고, 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어 스타들의 '공약 퍼포먼스'는 계속되고 있다. 축구계도 '공약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팬들을 위해서다.
잇단 공약 퍼포먼스, 왜?
이들이 '공약 퍼포먼스'에 나선 것은 관중 동원을 위해서다. 안정환은 최근 주말을 K-리그와 함께 하고 있다. "매주 한 경기씩이라도 경기장을 찾아 팬들을 찾아 뵐 생각"이라고 밝힌 그는 선수때와 홍보대사로 그라운드에 설때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안정환은 "선수때는 경기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홍보대사로 돌아다니다보니 안 좋은 것만 보이게 된다. 아무래도 관중 동원력이 부족한 것 같다. 외국처럼 많은 관중들이 들어오셔야 K-리그도 발전하고 한국 축구대표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박 감독도 축구 불모지인 제주에 인기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 트레이드마크 같은 백발 대신 오렌지색 머리를 한 박 감독의 모습은 선뜻 상상이 가지 않지만, 좋은 축구를 하고 있는 올시즌 더 많은 팬들에게 축구의 맛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불모지 같은 제주에 축구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홈에서 이기고 있어도 잠그는 축구를 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했다.
K-리그의 흥행코드는 경기력에만 맞춰져 있다. 서울-수원의 '슈퍼매치'가 폭발적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경기 외의 다양한 얘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야깃거리는 많을수록 좋다. '공약 퍼포먼스'는 축구장을 찾지 않는 일반 팬들에게도 관심을 줄 수 있다. 안정환이 춤을 추고, 박경훈 감독의 머리가 오렌지색으로 물든 순간, K-리그는 한단계 더 도약한다. 그 순간이 기다려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