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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장 중 언론을 통해 (이)경환이 소식(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영구제명 징계를 당한 후 생활고를 못이겨 4월14일 자살)을 접했다. 올초 FC서울 미래기획단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을 한 나는 선진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위한 견학과 연구 차원에서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경환이는 올해 들어 사회봉사 활동에 참가하지 않아 얼굴을 보지 못했다. 내성적인 친구였다. 내가 좀 더 다가가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보듬어 줬어야 하는데 부족했다. '이게 내 한계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늦게나마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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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는 대략 35세를 기준으로 좀 더 뛸 수도 있고, 덜 뛸 수도 있다. 축구 외에 숨겨진 재능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저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일찍 은퇴한 것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자연스럽게 다른 일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새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도 봉사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이들의 처벌을 경감시켜 달라는 차원의 행동이 아니다. 절실한 반성과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갱생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 나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도 책임의식을 갖고 재활을 도와야 한다. 죄는 씻을 수 없지만, 이들의 인생은 '실패'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들이 모습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최순호 FC서울 미래기획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