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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스승 김호곤-갈길 바쁜 제자 최용수 '빅뱅' 결말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4-24 13:01


최용수 FC서울 감독.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1년 11월 19일.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잊지 못하는 날이다. 지난시즌 '철퇴축구'로 재탄생한 울산 현대의 첫 희생양이 됐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1대3으로 완패했다. '사제의 대결'에서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지 못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과 최 감독은 연세대 시절 감독과 선수 사이였다.

최 감독은 통한을 품고 5개월여를 버텼다.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다. 25일 울산과 정면충돌한다. 당초 지난 14일 K-리그 8라운드로 예정된 경기였다. 그러나 17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호주 원정길에 올라야 했던 울산이 일정 변경을 요청하면서 주중에 열리게 됐다.

김 감독은 느긋하다. '두 마리 토끼'를 잘 쫓고 있다. K-리그 3위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일찌감치 주전멤버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전복을 넣은 연포탕, 장어, 한우 등 체력회복을 위한 영양식들은 소용이 없었다. 진정한 피로회복제는 승리였다. 울산은 브리즈번 로어(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차전을 2대1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선수들은 지쳤지만 자발적으로 뛰겠다고 나섰다. 팀이 이겨 피곤함이 덜해 인천전도 출전시켜달라고 했다. 승리의 기운을 먹은 선수들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22일 인천전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마라냥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대0 진땀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심리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극적인 승리는 선수들이 피로를 잊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최 감독은 갈 길이 바쁘다. 지난 주말 결정적 오심으로 귀중한 승리를 놓쳤다. 승점 3이 승점 1로 변했다. 올시즌 스승과의 첫 재회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선 원정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 서울은 올시즌 안방에서 단 한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승률은 무려 80%(4승1무)에 달한다. 그러나 원정에서는 2무1패로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또 25일 울산전이 끝나면 곧바로 강원도로 이동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그러나 자신감은 넘쳤다. 최 감독은 "울산과는 지난해 11월 19일(6강 플레이오프 1대3 패배)을 잊을 수 없다. 강원도 쉽게 볼 수는 없다. 원정에서도 반드시 승점을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할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변수가 작용한다. 울산의 주전 수비수이자 주장인 곽태휘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최근 측면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한 강민수가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로 기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데몰리션 콤비'(데얀+몰리나)와 상대 젊은 피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다소 불안함이 감지된다. 최 감독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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