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크스부르크는 2연패 끝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친정팀을 상대로 통쾌한 득점포를 기대했던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은 침묵했다.
체력 때문이다. 사실 지난 11일 슈투트가르트(1대3 패)와의 홈경기부터 구자철은 부쩍 힘에 부친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주일 사이에 중요한 두 경기를 치른 구자철은 체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말 미친듯이 몸이 무거워 힘들었는데 프로니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구자철의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무릎과 발목을 번갈아 다쳤다. 여기에 볼프스부르크에서 불규칙적으로 출전하다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 후 전경기 풀타임으로 뛰며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시즌은 구자철이 유럽에서 보낸 첫 풀타임 시즌이다. 낯선 이동경로와 독일 문화, A대표 원정비행, 시즌 중 이적 등 구자철이 적응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승자는 5월에 밝혀진다. 지금까지 잘해온 구자철이지만 아우크스부르크를 잔류시킨다면 주가가 올라간 구자철이 여름이적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힘들지만 더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그는 15일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항상 마음속 무언가 답답했다. 이곳에서마저 내 모습을 찾지 못하면 내가 품고있는 큰꿈에서 너무 멀어질 것만 같아 걱정이 컸다. 놓을수 없는 꿈이기에 악작같이 버터왔고 결국 오늘까지 왔다.' 남은 시즌 동안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자철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