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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포항전 승리가 값진 세가지 이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4-15 13:23


산토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다.

제주는 14일 포항에 3대2 승리를 거두며 5경기 연속 무패행진(4승1무)을 이어갔다. 포항전 승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1승1무1패를 목표로 했던 울산(0대0 무)-포항-서울과의 '지옥의 3연전'은 포항전 승리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박경훈 감독은 이번 3연전을 앞두고 "올시즌 제주의 성적표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호재가 더 있다. 산토스의 부활, 백업들의 가능성 확인,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은 포항전에서 제주가 얻은 값진 세가지다.

산토스가 돌아왔다

호벨치와 자일, 배일환이 가세했지만 제주 공격의 중심은 산토스다.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결정력을 자랑하는 산토스는 점유율과 빠른 역습을 바탕으로 한 박경훈식 축구의 첨병이다. 그러나 산토스는 올시즌 슬럼프에 빠졌다. 경기력 자체는 괜찮았지만 결정력에서 심각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시즌 63번의 슈팅시도에서 14골(슈팅당 0.22골)을 넣었던 산토스는 포항전 전까지 23번의 슈팅 중 단 2골(슈팅당 0.08골)만을 성공시켰다. 스트레스로 마음고생까지 했다.

그러나 포항전 2골-1도움으로 부진을 훌훌 날렸다. 단 4번의 슈팅만으로 만든 결과다. 박 감독은 "산토스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향후 경기서도 자신감을 회복해 많은 득점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골과정이 돋보였다. 박 감독은 빠른 시간내에 최전방까지 도달하는 것을 강조해왔다. 박 감독은 "산토스가 빠른 역습의 마침표를 찍어주며 제주 축구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게 해줬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백업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시즌은 스플릿시스템의 도입으로 무려 44경기를 치러야 한다. 주전급들이 전경기에 나설 수 없는만큼 쓸만한 백업 자원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박 감독은 포항전에 주전이었던 권순형과 박병주를 제외하고 정경호와 한용수를 기용했다. 이들은 제 몫을 해내며 박 감독을 기쁘게 했다. 박 감독은 "한용수가 데뷔전이었는데 기존 선수들과 훌륭한 호흡을 보였다. 정경호도 약 1년 만에 복귀전이었는데, 훌륭하게 잘해줬다"고 했다.

제주는 지난시즌 주전이었던 오승범 강수일 등이 백업으로 자리잡으며 스쿼드가 한결 두터워졌다. 홍정호가 경고 누적으로 21일 서울전에 빠지지만 큰 문제는 없다. 박 감독은 "박병주와 한용수가 있고, 마다스치와 오반석이 회복하고 있는 만큼 중앙 수비의 스쿼드가 좋아졌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두 차례 경기를 치르는데 두터운 스쿼드를 갖춰 안정적으로 리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는 법을 알게됐다

가장 중요한 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다. 제주는 후반 포항의 공세에도 흔들렸다.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고, 종료직전 지쿠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줬다. 그러나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무너지지 않고 기어코 승점 3을 따내는 것은 강팀의 조건이다. '부상병동'이었던 맨유가 '스타군단' 맨시티를 넘어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근접한 것은 어느 상황에서도 승점 3을 거머쥐는 '승리 DNA' 때문이다. 시즌이 진행되며 선수들이 승리하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박 감독도 선수들의 정신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감독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과다. 우리에게 운도 따랐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놓치지 않은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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