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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 수비' 부산 축구, 팬도 질식하겠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4-12 15:19



긍정적으로 평가해 '질식 수비'다. 부정적으로 평가해 안익수 부산 감독의 축구는 재미없다.

비전, 열정, 도전 등 박사 출신 사령탑답게 현란한 철학적인 화술로 채색한다. 하지만 안 감독의 축구는 궁극적으로 성적지상주의다. 부산은 8일 안방에서 FC서울과 홈경기를 치렀다. 득점없이 비겼다. 지난달 30일 성남과의 원정경기(1대0 승)와 동색이었다.

강팀을 만나면 등식은 어긋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는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11명이 선다. 그 중 10명이 수비에 가담한다. A매치 때 중동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펼치는 밀집수비보다 더 극단적인 '잠그는 축구'를 한다. 안 감독은 "서울 같은 멤버가 있으면 굳이 잠그겠나. 우리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리고는 "데얀, 몰리나. 아디 서울의 세 선수 몸값이 우리 팀 18명의 몸값이다. 이해되냐"라며 합리화 시킨다. 부산은 겨울이적시장에서 간판스타로 성장한 한상운을 성남으로 이적시키는 대신 '이적료 15억원+장학영'을 받았다. '선수 장사'는 잘하면서 왜 몸값 타령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수비축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전술의 하나다. 질식 축구를 뚫는 것도 상대의 몫이다. 그러나 팬들이 질식할 정도로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 주고 받는 흐름이 없다. 줄곧 수비만 할 뿐이다. 스피드가 없다. 하향 평준화된다. 부산은 역습시 2~3명이 공격에 가담하지만 수적 열세로 볼을 빼앗긴다. 이날 서울의 볼 점유시간은 36분14초인 반면 부산은 25분47초였다. 성남전도 그랬다. 성남이 32분29초, 부산은 23분2초였다.

공격 빈도가 낮다보니 16개 구단 가운데 슈팅수가 최저다. 7경기에서 50개에 불과하다. 최다인 제주(114개)에 비해 64개나 적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골망이 흔들릴 때 팬들은 희열을 느낀다. 부산은 역습 상황에서 골을 바랄 뿐이다. 비기기만해도 승점 1점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성적이 중위권인 것이 다행이다. 부산은 승점 9점(2승3무2패)으로 9위에 올라있다.

팬들이 주목하지 않는다. 부산의 팬 성향은 화끈하다. 미지근한 축구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6만석 규모의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올시즌 평균 관중은 4503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꼴찌 강원은 올시즌 환골탈태했다. 승점 8점(2승2무3패)으로 부산에 이어 10위에 포진해 있다. 11일 디펜딩챔피언 전북과 맞닥뜨렸다. 수비축구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강원은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두려워할 만큼 맹공을 펼쳤다. 0대1로 패했지만 슈팅 수는 13대4로 앞섰다. 박진감이 넘쳤다. 부산에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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