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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금배지의 향방에 체육계도 명암이 교차했다.
올해 축구도 정치다. 연말 시도협회장과 산하 연맹 회장 선거에 이어 내년 1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1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다 2009년 조중연 현 회장에게 수장 자리를 넘겨줬다. 조 회장은 정 회장의 축구계 최측근이다. 전무와 부회장으로 십수년간 보좌하다 '축구 대권'을 잡았다. 그는 여전히 정 회장의 영향력 하에 있다.
대선을 꿈꾸는 정 회장은 축구와의 인연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축구는 곧 정 회장의 파워다.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협회장도 그의 사람이어야 한다. 축구협회는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운용하는 '공룡 단체'다. 전국의 축구계를 좌지우지 한다. 이용할 가치가 높다.
'반 정몽준' 전선에는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허 회장은 지난 회장 선거에서 조 회장과 대결을 펼쳐 18대10으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중앙대의원을 제외하면 13대10의 박빙 승부였다. 정 회장은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산하 연맹의 경우 대부분 회장들이 그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지난해 9월 취임 3년 임기에 들어간 한선교 KBL(한국농구연맹) 총재도 3선(새누리당 경기 용인병)에 성공했다. 그는 스포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 추진 농구 전용 체육관 확보 프로농구 메인 스폰서 외부기업 유치 정착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방송법 개정은 스포츠 분야를 오락 분야에서 분리시켜 편성 규제를 완화하는 획기적인 시도다. 현행 방송법상 방송 프로그램은 보도, 교양, 오락 프로그램으로 분류돼 있다. 한 총재는 스포츠 분야를 오락 분야에서 분리시켜 편성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유료방송을 통하지 않더라도 스포츠 중계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부산 사하갑(새누리당)에서 당선, 국회에 진출했다.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의 벽을 넘었다. 그는 2008년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에 선임됐다. 임기는 2016년 끝난다. 정계에 발을 들이면서 선수위원을 떼고 정식 IOC 위원에 도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장은 서울 동대문을(새누리당)에서 낙선했다. 그는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며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장 태권도협회장에서는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거취에 대해서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다만 올림픽을 앞둔 상황이라 의원직을 잃었다고 해서 태권도협회장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태릉선수촌장 출신인 이에리사 용인대 교수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발을 들였다. 한국 탁구에 한 획을 그은 그는 체육 행정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원내에서 체육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경우 체육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이 많지 않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